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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어기제와 폭언
    에니어그램 컬럼 2017. 4. 23. 15:26

    인간은 약하다. 에니어그램을 공부하면 두려움에 취약한 인간을 알게 된다. 이해못할것 같은 사람도 약해서 두려워서그랬다면 연민이 생긴다. 연민은 나의 마음을 가볍게 한다. 용서는 미움이라는 내 안의 쓰레기를 치우기 위해 한다.


    에니어그램에 방어기제라는게 있다. 9가지 유형다 기본적인 두려움이 있는데, 이 두려움이 건드려질때 두려움에 방어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것이다. 


    <유형별 기본적인 두려움과 방어기제>

    유형

     기본적인 두려움

     방어기제

     1유형

     옳지 않을까, 불완전할까

     반동형성

    (세상에 틀린게 너무 많다. 바로 화내면 덜 착해보이겠지. 그래도 저게 틀려서 화난다.)

     2유형

    사랑받지 못할까

     자기감정누르기

    (사랑받는 사람이 되려면 내 감정이나 필요는 눌려야해)

    3유형

    가치 없을까, 타고난 재능 없을까

     동일시

    (내가 성취한것이 곧 나이다. 나의 명예, 직업, 역할이 나이다)

     4유형

    독특하지 못해 무관심 받을까 

     투입

    (현실에서 지지해주지 않으니 나의 상상속으로 숨어버리자.)

     5유형

     쓸모없고 무능할까

     고립

    (불안하니 관찰하고 깊게 생각해보자)

     6유형

    지원과 안내 못받을까 

     투사

    (일이 잘못되는건 남이나 상황때문이야. 난 그것에 따라갔을 뿐인걸)

     7유형

    빼앗기거나 고통받을까 

     합리화

    (무슨 잘못이건 이유가 있었어. 내 잘못이라기 보단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어)

     8유형

    다른사람에게 통제받을까 

     부정,부인

    (아니야. 난 다 할수 있어.)

     9유형

    연결이 끊어질까 

     마비, 무감각

    (그정도 문제는 괜찮아. 나는 그런 도전하기에 적합하지 않아)



    종교나 수행에서 현실을 있는그대로 보라 하지만, 있는 그대로 보기 힘든 이유가 이런 두려움과 방어기제 때문이다. 의외로 우리는 취약하다. 인생에서 나를 위협하는게 있으면 직면하지 못하고 회피한다. 아니면 문제를 축소시하거나 없는셈 친다. 


    요즘 느끼는건 여자보다 남자가 더 마음이 약하다는 것이다. 문제가 생기면 여자들은 상담받거나 상황을 있는그대로 드러낸다. 문제를 드러내고 인정하는것이 치유의 시작이다. 하지만, 일부 대한민국 남자들은 체면, 위세, 남자는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되다는 무의식적 학습, 약한 모습을 보이면 책잡힐것 같은 두려움때문에 오히려 문제를 피한다. 상담을 받는 사람이 남자분들이 적은건 사회 전반에 걸려있는 이런 남자들의 문화인것 같다.






    최근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남자들의 군대식 문화가 있다. tvn 혼술남녀 PD의 자살 뒤에는 폭언이 난부하는 드라마 제작세계가 있었다. 한 젊은 검사의 자살뒤엔 한 부장검사의 폭언이 있었다. 문제는 그 폭언으로 아랫사람을 다루는 시간이 오래 되어도 제제를 가하는 문화가 없다는 것이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그렇게 다루는것이 당연하다는 인식이 있다. 이른바 지식인들의 집단이라고 부르는 PD, 검사, 의사 들의 집단이 이러니 어디에도 이런게 없을까? 심지어 대학 신입생 OT에서도 이런 문화가 있다. 이것이 더 나아가 가정까지 간다. 


    일부 아버지들은 사회에서 받은 이런 스트레스를 가정의 약자들에게 고대로 푼다. 어떤 아버지는 자식이나 부인에게 폭언을 하는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 이게 반복되면 자식들은 떠나가는데도, 이런 아버지들은 자신이 잘못됐다는 각성이 없다. 그들또한 사회나 부모에게 이렇게 받고 자랐으니 훈육은 이렇게 하는게 맞다고 생각하고 있는것이다.


    오히려 폭언을 에니어그램의 방어기제처럼 약한 자신을 방어하는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다. 폭언 말고 얼마든지 다른 훈육방식이 있는데 그것을 모르는것이다. 마음이 진정 강하다면 있는그대로 자신을 내보일수 있다. 마음이 약하니 폭언과 폭력을 쓰는것이다. 또는, 속상한 마음을 폭언으로 표현한다. 인생살다보면 마음대로 안되는 일들이 많다. 그럴때, 속상하다고 표현하지 않고, 이 세상을 저주하는 폭언을 퍼붓는다. 또는, 약자 탓으로 돌리며 약자에게 폭언을 퍼붓는다.




    부장검사의 폭언으로 자살 한 젊은 검사의 어머님의 기자회견. 얼마나 어처구니 없으실까?


    관련 기사 :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7/27/2016072701609.html



    제가 처음 에니어그램을 시작한게 아버지 때문이었다. 밖에서는 순한 분이 가정안에서 자신의 마음에 안 드는게 있으면 걷잡을수 없이 폭언과 위협을 퍼부어댔다. 에니어그램으로 아버지의 불안을 이해했으나, 이 습관은 쉽사리 고쳐지지 않으셨다. 나이가 드시니 빈도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요즘에서 1년에 한두번은 폭언을 하신다. 이제 그러지 마시라고 항의도 하고, 다음에는 안 그러겠다는 약속도 받아냈다. 그래도 내가 상처 받는건 아직도 아버지에게 받고 싶은게 있어서 인듯 하다.


    아버지는 거친 환경에서 자라나셨다. 그 오래된 습관이 한순간에 없어질거라는 기대가 나를 실망시키는것 같다.내가 좀더 독립적이 되면 아버지를 이해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그분께 조언드릴수 있겠지.


    "욕설이나 거짓말이 반복되면 그것이 더이상 욕설이나 거짓말로 느껴지지 않는다. 평상어로 느끼는 것이다. 이것은 잠재의식속에 체화되고 뿌리깊은 습관이 된다."


    이것이 욕설을 습관처럼 쓰고 사는 분들의 상태이다. 욕설이 평상어가 된 상태. 문제는 이것이 잘못되었다는 피드백을 하지 않으면 그 습관은 더더욱 고착될것이다. 이제는 부모가 아니라 동등한 인간으로 그분의 힘든 삶을 이해하고 연민을 가지려 노력해야겠다. 그리고, 그 연민에서 시작해서 이 방식은 옳지 않다는 지속적인 피드백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이 오래된 습관을 당연시 한다. 


    이 사회의 폭언과 군대식 문화가 사라지길 간절히 바란다. 최근 무한도전에서 다룬 군대식 문화가 남아 있는 직장도 이 범주에 속한다. 예전 군사독재시대의 잔재라고 할수 있을까? 남성우월주의 시대의 흔적이라고 할수 있을까?




    더이상 폭력이 지배하는 세상은 살기 싫다. 더이상 폭언으로 자살하거나 상처받는 젊은이나 자식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이 바램이 내가 상담하고 계속 공부하는 동기가 된다. 결핍이나 상처는 힘들지만, 잘 활용하면 인생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 갈 동기가 된다. 그렇게 나의 상처를 다룰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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