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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몸이 아니라고 말할때
    지혜의 책 2018. 7. 28. 15:36

    주변에 3040 지인들이 암에 걸리는 일이 많아졌다. 내 사촌동생은 30대의 나이에 폐암으로 지난 겨울 세상을 떴다. 풍족한 먹을것과 발달한 의학기술이 있는데도 젊은 사람들이 암에 걸린다. 최근에는 30대 직장동료가 암에 걸려 휴직을 했다. 아는 사람에게 이 사실을 이야기했더니 책 한권을 추천해줬다.




    암에 걸린 동료에게 추천했으나, 평소 열심히 회사일과 가정일을 하던 친구라 짬을 내어 책을 보는것 같지 않았다. 답답해 결국 내가 사보게 되었다.

    이 책은 캐나다 의사가 쓴 책이다. 서양의학을 공부한 의사가 감정과 마음이 몸에 끼치는 영향을 책으로 썼다는게 신기했다. 그간 의학계에서 마음이 몸에 영향을 준다는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는데도 다루지 못한건 감정을 정량화 시키기 어렵다는것이다. 어느 병원도 마음을 CT찍듯 찍어서 "슬픔지수 200, 좌절지수 100이어서 이 병을 유발하는데 원인이 되었습니다. "라고 말할수는 없으니까.

    이책에는 유명한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스티븐 호킹박사, 챌리스트 재클린 뒤 프레,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루게릭 야구선수까지. 이들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지만, 그들 뒤에는 정서적인 안정감을 얻지 못하고 감정을 있는그대로 표현하는게 억눌러진 가정환경이 있었다. 이럴때 아이들은 감정적인 뇌분야는 발달못하는 대신 다른 분야가 과도하게 발달하기도 한다는것이다. 감성을 접하는게 어려우니 이성이 과도하게 발달되는게 그런 케이스라 한다.

    내 주변에도 젊은 나이에 암에 걸리는 친구들을 보면 평소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는게 서투르다. 상황이나 타인이 우선시되어 언어도 그런걸 묘사하는 것으로만 많이 쓰인다. 어릴때부터 부정적인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고 그런 감정들에게서 놓여날수 있는지를 배우지 않은것이다. 그런 습관이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무시하고 쌓아두게 만들어 결국은 몸이 대신 "아니오"를 해서 자신이 힘들다는걸 보여준다.

    “아니오 라는 말을 하지 않으면 우리 신체가 대신 할 수 있다.”


    “암에 걸린 많은 사람들이 심리적,신체적 고통이나 분노,슬픔,거부감 같은 불편한 감정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부정하는 태도가 있는듯했다.”


    “수치심에 대한 우리의 지속적인 두려움이 현실 직시 능력을 손상시키고 있다.”

    "경제적인 발전이 높아질수록 우리는 감정의 실체에 더 무감각해지고 있는듯하다.우리 신체내부에서 무엇이 일어나는지 감지하지 못하고 그 결과 자기보호적인 방식으로 행동하지 못한다."


    "ALS환자들이 평생에 걸쳐 융통성이 없고 엄정한 두가지 행동패턴을 지닌다는 결론을 내렸다. 도움을 요청하거나, 도움을 받는 일을 못하는 패턴과, 부정적인 감정을 상습적으로 배척해버리는 패턴을 갖는다는것이다."


    "이 가족의 문제는 감정의 부족이 아니라, 고통스러울 정도로 제대로 대사되어 나오지 못하는 감정의 과잉이었다. 감정적인 상처를 입어도 그것을 억압하는 식으로 해결하는 사람들이었다"

    "아이들은 감당할 두뇌만 있다면, 한 영역에서 발달하지 못한 것이 다른 영역에서 과잉발달한다. 정서적 발달이 안 되면 지적 영역이 과잉 발달 할수 있다."


    수십년전 영국 흉부외과 의사 데이비드 키슨은 폐암 환자들이 종종 유리병을 밀봉하듯이 감정을 억압하는 특징적인 경향을 갖고 있다고 보고했다. 키슨은 폐암 환자들이 양성 폐질환 환자들이나 정상 대조군과 비교 할 때 “빈약하거나 제한된 감정 표출 수단을 갖는다”는 자신의 임상적인 느낌을 연구를 통해 입증했다.


    2년여에 걸쳐 실시한 한 연구는 즐거운 공상에 몰입하는 경향이 있는 유방암 환자들이 현실 세계에 기반을 더 많이 둔 환자들보다 예후가 더 안 좋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부정적인 감정을 더 적게 말하는 여성들도 마찬가지였다.


    진정한 기쁨과 만족이 신체의 웰빙을 고양시킨다는 것은 물론 사실이다. 그러나 심리적인 불편함을 회피할 목적으로 생겨나는 긍정적인 정신 상태는 질병 저항력을 감소시킨다.


    나약함은 결코 부끄러워할 모습이 아니다. 사람은 강하면서도 도움을 필요로 할 수 있으며, 어떤 삶의 영역에서는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지만 다른 영역에서는 무기력하고 혼란스러워할 수 있다. 우리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든 일들을 다할 수 없다. 질병에 걸린 많은 사람들이 깨닫게 되는 바와 같이 자신이 강하고 약하지 않다는 이미지에 꿰맞춰 살려고 하면 스트레스가 발생하고 체내의 조화가 깨진다.


    우리는 계속 이어지는 연구들을 통해 사실은 강박적인 긍정적 사고가 질병을 더 잘 일으키며, 생존 가능성을 더 줄인다는 사실을 목격해왔다.

    “다발성 경화증 은 부모와의 과도한 감정대립, 심리적인 독립성 결핍, 사랑과 애정에 대한 극단적인 욕구, 화를 감지하거나 표출하는 능력 결핍 등은 이 질병의 발병요인으로 확인된 바 있다.”


    “우울증에 빠진 사람은 고농도의 코르티솔을 분비하는데 이런 이유로 우울증에 빠진 중년여성은 골다공증이나 엉덩이 골절이 쉽게 발생한다.”.



    이 책의 많은 문장들이 감정을 억누르는 패턴들이 질병을 야기시킨다고 한다. 비폭력대화에서는 감정은 우리 욕구가 채워졌는지 그렇기 않은지에 대한 신호라고 한다. 즉, 신체가 보내는 중요한 신호인데 우리는 그것을 돌아볼 여유가  없이 살아왔다. 그 이유로 급격한 산업화와 전쟁의 흔적때문이라고 본다. 전 세계의 거의 모든 나라가 이 과정을 겪었다. 개인의 감정을 돌보기엔 너무 여유없이 세상을 발전시키기에 바쁜 시간을 보냈다. 전쟁후에는 폭력적인 소통방식만이 세상에 존재했다. 그 방식은 그대로 가정으로 들어왔다, 가정은 그저 산업화 세상에 걸맞는 아이를 키우는데만 몰입되어 있었다. 그런 과정으로 공부나 성취만 강요한다던지, 정서적인 안정이나 감정의 돌봄은 사치라고 여기는 경향들이 너무나도 만연되어 있었다. 이런 현상은 어느 한군데에만 해당되는게 아니었다.



    놀라운건 선진국이라 생각되는 나라, 즉 서양에서도 이런 가정들이 많았다는것이다. 그 부작용으로 열심히 살다가 암이나 근육 다발성 경화증같은 심각한 질병에 걸리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불안과 불신의 결과인 전쟁은 수십년간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정을 억압하는 습관을 만들어놓은듯 하다.


    하지만, 다행인건 점차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는것이다. 오히려 암 같은 심각한 질병으로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는 친구들도 있다. 너무 쉼없이 앞만보고 달려오며 놓친것이 무엇인지 돌아보는 시간은 사실상 이런 질병이 올때만 가능한것 같다. 현대인의 비극이기도 하다.


    이 책에선 작은 질병도 몸이 힘들다는 표현의 방식이라고 하다. 역류성 식도염, 궤양 등이 일례다. 나도 정신적으로 힘들었을때 궤양을 심하게 앓았다. 내과 의사 선생님이 내 질병을 진단하며 "그냥 맘편히 살아요. 스트레스 받지 말고."라는 말만 했는데 눈물이 줄줄 흐를정도로 스트레스가 심했다. 요즘 감정표현하는것도 배우고, 영어스피치 하며 뒤끝없이 바로 표현하는것을 배우며 궤양도 많이 좋아졌다. 


    건강한 감정 표출은 그 자체가 스트레스를 감소시킨다.



    풍부한 감정이 넘쳐났던 수녀들의 자전기록과 훗날 그들이 치매에 걸리지 않은 것의 상관관계는 놀라운 일이었다



    진정한 의미의 긍정적인 사고는 우리에게 진실에서 두려워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깨닫는 힘을 부여한다.


    분자연구학자 캔디스 퍼트는 “건강은 그저 행복한 생각들만 하는 문제가 아니다.”고 적고 있다. “가끔은 오랫동안 억눌려온 화를 폭발시켜 면역계를 점프-스타트하는 데서 치유를 향한 가장 강력한 추진력이 발생할 수도 있다.”


    당신의 에너지의 너무 많은 부분이 다른 사람들을 돌보는 데 쓰였습니다. 그리고 그나마 남은 에너지의 너무 많은 부분이 자기비판에 쓰였습니다. 그렇게 자신에게 가혹하게 굴면 많은 에너지를 뺏깁니다.



    위 문장들을 보면 말이나 글 혹은 분노로 감정을 있는그대로 표현하는것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치매예방에도 좋은지 알게 된다. 돌아보면 부정적인 감정들이 쉽게 쌓일수 밖에 없는 구조도 내 안에 감정을 가둬놓고 표현하지 않을때이다. 또는, 세상의 조건에 맞추지 못하면 쉽게 자기비판을 할때이다. 이러면 부정적인 감정의 발전소를 내안에서 돌리는것이나 상관없다. 될수 있는한 나를 있는그대로 받아들이고 세상에 요구하는것 좀 못해도 나를 격려하면서 살 필요가 있다. 힘든게 있으면 그때그때 표현하는것도 중요하다.



    무기력한 아기든 무기력한 환자든 죽어가는 어른이든 그 어떤 인간도 쓸모없는 인간은 없다.내가 쓸모있다고 증명할 필요가 왜 있는가



    나의 가치는 다른 사람의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있지 않다. 존재만으로 가치있다.



    우리는 어린 나이에 자신의 가치는 다른 사람의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있다고 배운다. 생애 초반부터 가슴속에 새겨지는 이 메세지가 과하게 강조된다. 사람들은 너무 자주 자신의 가치가 공리적인 기여에 의해서만 평가받는다고 믿으며, 만약 자신의 경제적 가치가 상실되면 희생될수도 있다고 느낀다.



    아동기의 환경이 미친 영향이 만성 스트레스가 되면 세상은 안전하지 못하고 심지어 적대적인 곳이라는 메세지를 반복적으로 받아들인다. 그렇게 지각된 내용은 분자수준에서 우리의 세포 속에 프로그램된다.



    우리가 감정의 억압 패턴을 쌓은 이유로 이 책은 끊임없이 자신의 쓸모 있음을 증명해내야 하는 사회구조를 꼽고 있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우리자신을 존중하는법을 배우지 않고 이 사회에 나온다. 그저 사회가 요구한것을 따라가지 못하면 뒤쳐지는 루저같은 느낌을 받을 뿐이다. 그것도 어느정도는 할수 있는데, 한계가 오면 불가능하다. 그럴때 우리는 휴식을 취하지 못한다. 루저가 될것 같은 두려움때문에. 하지만, 이 책에선 당신의 가치는 증명해야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존재자체로 당신은 가치가 있다. 힘들다면 쉴 권리가 당연히 있다.



    연결을 추구하는 일은 치유의 필수 사항이다.



    업무나 생활에서 더 큰 지배력을 발휘하는 사람일수록 더 나은 건강을 누린다.



    질병이나 힘든게 있을때 감정을 억압해온 사람은 더더욱 자신을 감춘다. 심하면 주변사람에게 자신의 발병을 알리지도 않는다. 하지만, 큰 병일수록 소문을 내라고 한다. 많은 사람이 알수록 많은 사람과 그 병을 나눌수 있다고 한다. 우리가 힘들수록 부정적인 감정을 너무 감출필요 없다. 연결하고 나누다 보면 우리의 감정은 빠져 나간다.


    결국 이 책에서는 삶의 주체성을 많이 가질수록 건강한 삶을 살수 있다고 한다. 결국 내가 원하는것을 확실히 알고, 남에게 덜 휘둘리고, 남에게서 자신을 보호할수 있다면 그런 마음들이 나를 건강하게 만든다고 한다. 


    주변을 보면 사실 이런 주체성을 가진 사람을 많이 보지 못한다. 아시아인의 특성인지 너무 남의 눈치를 보고, 남의 말에 잘 휘둘리며, 남의 말도 많이 하며 산다. 나도 그런 패턴을 많이 가졌고, 지금도 있지만, 남에게 촛점이 가 있을수록 나를 잃어버리게 된다. 나를 잃어버려 자신에 대한 케어와 보호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우리의 몸은 질병으로 내가 힘들다고 대화를 하기 시작한다.


    어느 책에선 질병은 몸의 대화법이라고도 한다. 몸이 아플때 우리는 어떻게 몸을 대하고 있는가? 일이 바쁘고 상황이 안 좋으니 몸은 나중에라고 경시하고 있지는 않은가? 몸이 뭐라고 말하는지를 들어보는 귀를 가져야하지 않을까? 남이 말하는것을 듣는것은 너무 많이 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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