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성과 에니어그램

어린이집에서 일했을 때 일이다. 한 학부모가 자기 딸의 성격이 마음에 안든다고 한다. 발표도 잘하고 리더쉽도 있길 바라는데 숫기도 없고 내향적이라고 한다. 그때 난 이미 에니어그램을 배웠을때다. 각 성격유형의 장점을 알고 있던 터라, 내향적인 성격도 장점이 많다고 이야기해줬다. 그후 어린이집에서 찾아오는 청소년 상담을 몇번 한적 있었는데, 주로 내향적인 아이들이었다. 시원시원하게 자기의사 잘 밝히는 친구들에 비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는 아이들을 부모님들은 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셨다. 특히 남자아이가 자기표현이 없으면 더 걱정이 많으셨다. 남자아이들은 외향적이고 강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을 선호하는듯 했다. 하지만, 어떤 성격이 특별히 좋다고 우열을 가리긴 어렵다. 있는그대로 존중하면 다 잠재력이 있다.

 

보통 외향적인 사람들보다 내향적인 사람들이 자기 성격에 대해 고민이 많다. 고민을 내향적인 사람들이 더 많이 하기 때문인듯 하다. 먼저, 내향성과 외향성의 정의를 검색해봤다.

 

내향성:

20세기 스위스의 정신과 의사인 카를 융이 만든 용어. 내향성인 사람은 사회적 상황에 적응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향이 있고, 지나치게 몽상적이고 내성적인 성질로 어떤 일을 결정하기 전에 여러 가지 고려사항을 신중하게 재본다. 그러므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움추러드는 것이 내향성 성격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그러나 융도 인정했듯이, '전형적으로' 내향성이거나 외향성이라고 꼭집어서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연구결과이다

 

외향성:

주의와 관심을 외부로 쏟고 다른 사람들에게 매우 민감하며 충동적인 성격이 특징이다. 극단적인 외향성은 공격적이고 집단의 승인에 지나치게 의존해 사고와 행동의 독립성을 잃게 될 수 있다. 이후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융이 제시한 2가지 성격 유형 사이에 위치한다. 즉 어느 누구도 전적으로 외향적이거나 내향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

 

 

이 정의를 보면 한 사람이 내향성과 외향성을 둘다 가지고 있다고 한다. 사실 에니어그램에서는 행동방식(호니비언 그룹)이라는게 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을 때 대처하는 행동방식을 분류해놓은것이다. 이중 후퇴형이라고 내향성의 사람들이 많이 하는 움츠러드는 방식을 택하는 유형이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현실에서 물러나 자신의 내면의 장소에 들어가는 것이다. 현실에서 자주 분리되어 현실감이 떨어질수 잇고 행동이 느려지거나 해야할일을 미룰수 있다. 심하면 현실에서 해야하는 행동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5유형 : 바로 반응하기 보다는 좀 더 깊이 생각하는게 좋겠어. 충분히 생각한 후에 말해야지.

9유형 : 나는 이런 사소한 일에 말려들지 않을 거야

4유형 : 나는 이 사람들과 같지 않아. 내가 말해도 다른 사람들은 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 공감해주지 못할거야.

 

이런 속마음으로 현실에서 물러나게 된다는 이야기다. 각 유형을 세세히 좀더 들여다보자.

 

5유형

머리형으로 불안이 전제되어 있다. 무능해질까봐 알고 싶다는 기본욕구를 가진 5유형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현실에 뛰어들기에 불안을 많이 느낄수 있다. 불안은 더더욱 지식 탐구를 취하게 만들고 더 알고 있어야 현실에 끼여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당신. 현실로 뛰어들면 내가 미리 겁먹은 불안과 많이 다를수도 있고, 의외로 당신의 지적 능력이 인정받을수 있다.

 

 

4유형:

감정형으로 내가 부족하다는 수치심을 가지고 있다. 남들과는 다른 독특한 것이 자신의 장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나친 독특성에 매달릴 수 있다. 창조적인 활동을 좋아하지만, 이것을 현실로 들어내기에 부족하다 생각해 남들과 나누길 꺼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남들이 보기에 충분히 괜찮은 당신, 부족함이라는 감옥에서 나오면 의외로 괜찮은 나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다. 4유형은 감정형이라 사람과의 관계에서 기쁨을 얻는다.인간은 원래 부족하다는 전제를 받아들이고 자신을 조금씩 드러내 보는건 어떨까?

 

 

9유형:

장형으로 남들과 연결이 끊어질까봐 갈등하기 힘들어 후퇴하는 경향이 있다. 의외로 재능이 많은데 스스로를 경시하기도 한다. 수용적이고 갈등을 드러내지 않아 착한 사람으로 평가 받지만 장형의 분노를 적절히 표현하지 못하면 건강이 상할 수 있다. 또한 갈등이 싫어 적절한 자기 주장을 피하면 나의 욕구가 묵살되어 스트레스를 더욱 받을 수있다. 있는그대로 소중한 당신,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하고 가짜 평화를 깨고 자기 주장을 조금씩 해보는건 어떨까?

 

내향적인 부부로 추측되는 원빈-이나영 커플. 조용한 보리밭에서 둘만의 결혼식을 올렸다.

MBTI을 검사하면 내향성(I)과 외향성(E)을 알수 있다.

의외로 내향성이 많았던 홍진경과 김숙. (언니들의 슬램덩크)

홍진경은 집안의 가장이 되어 일찌감치 사회생활을 해야해서 내향성을 많이 극복했다 한다.

 

사실 내향성의 장점도 많다. 내향적인 사람은 보통 보이고 표현하는것보다 내면의 깊이가 있어 깊은 성찰 등 내면의 자원이 많다. 또한, 통찰력이나 관찰력이 있고 무슨 일을 하기전에 꼼꼼히 점검하기 때문에 실수를 줄일 수 있다. 단, 내향적인 사람은 자기 욕구를 누를수 있어 욕구불만이 되어 우울증 등을 경험하는데, 무엇보다 있는 그대로 자신을 존중해서 자기를 표현할 연습이 필요하다. 내향성, 외향성의 정의에서도 나타나듯이 인간은 한가지 성격만 가지고 있는게 아니라서 세월이 지나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내향성과 외향성이 조금씩 변화하기도 한다.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성격이 평생 가지 않는것이다. 이제 봄이 오고 있으니 내향적인 사람들도 조금씩 용기를 가져보는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