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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데 없다고 할 수 없다]#09 말하지 않아도 나도 그렇지만, 우리 가족의 언어적 표현력은 떨어진다. 어릴땐 숯기가 없어 아예 말을 안했다면, 좀 나이 들어선 강하고 센 표현만 오갈뿐이다. 기를 쓰고 소리지르는 대화를 나도 모르게 하고 있다.일단 잘 듣는 문화가 없다. 자기 말만 하고 귀닫는 문화. 내 말에 귀닫기전에 얼른 말해야 한다는 강박도 있다. 누굴 탓하랴. 이 방식이 싫다고 느끼는 나부터 변하지 않으면 해결책이 없다.최근 몸에 기력이 약해져 발열과 식은땀으로 고생했다. 몸이 안 좋으니 .. 더보기
[있는데 없다고 할수없다]#08 가족이란 부족함을 이해해주는 사이 작가 김우진나는 40대 미혼이다. 비혼은 아니다. 사람을 좋아하고, 정붙이고, 일상의 자잘한 이야기를 나누는것을 좋아하고, 남자도 좋아한다. 하지만, 연예에 소질이 없고, 남자랑 친근해진다는것이 서툴다. 서툴함을 넘어서 두려움까지 있다. 나의 20대를 돌아보면 연예하고 싶은데 자연스럽게 가까워지기 힘들었고, 30대는 선을 보며 올라오는 남자에 대한 두려움을 인식했었다. 나는 내 자신이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이혼한 여자같았다.한번은 직장생활을 하다 만난.. 더보기
[있는데 없다고 할수없다]#07 한의원에 간 화섭씨 김우진(Kim Woo Jin)투명한 글라스와 체리 / 캔버스에 아크릴 / 45X53 / 2011.12며칠전부터 화섭씨의 발이 부었다. 절룩거리며 걷는다. 한의원 치료후 경과가 좋아 계속 다니기로 했다. 토요일 오전에는 내가 동행했다.동네에 새로 생긴 한의원은 시설이 좋다. 대기실 한켠에 안마의자가 있다. 화섭씨는 들어가자마자 안마의자에 앉는다. 간호사가 "9시부터 진료에요"라고 말하길래 "미리 와서 기다리려고요."라고 내가 대답했다. 안마의자에 덜컥.. 더보기
[있는데 없다고 할수없다]#06 템플이 말하는 자폐장애에서 각기 다른 생각하는 방식 < 김우진 작가(자폐장애2급) 그림 >다음은 템플그랜딘의 책  the way I see에서 발췌한 자폐장애와 아스파거스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분류이다.<자폐장애에서 각기 다른 생각하는 방식>1. 시각적으로 생각하는 사람(Visual Thinker)이 아이들은 예술과 블록쌓기, 예를 들면 레고 같은걸 좋아한다. 이들은 아름다운 그리기를 종종 할것이다. 그들은 만지거나 손으로 할수 있는 배우기 기회에 쉽게.. 더보기
[있는데 없다고 할수없다]#05 쌍문동 막내, 세상에 통째로 맡기다 <어항속의 금붕어 / 캔버스에 아크릴 / 45×53 / 2012,8 : 김우진 작가(자폐성 2급)>1978년 우리 가족은 쌍문동으로 이사왔다. 부모님께서 집을 사신것이다. 그해에 화섭이가 태어났다. 나는 국민학교를 가고, 화섭이외에 동생도 둘이나 되어 아버지는 돈을 벌고, 식구를 먹을것 하느라 엄마는 엄청 바쁘셨다. 쌍문동 집 동네밖을 나가면 논과 밭이 있었다. 엄마는 한켠에 옥수수를 심었다. 밭에서 배추벌레도 보고, 들과 산으로 뛰어 다.. 더보기
[있는데 없다고 할 수 없다]#04 닥터 탬플그랜딘과 같지 않다 친구의 추천으로 템플 그랜딘 박사(Dr. Temple Grandin)의 The way I see(내가 세상을 보는법)이란 책을 읽기 시작했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자폐장애인이라고 일컫는 그녀는 동물학박사이며 TED강연까지 했다. 한 잡지에 자폐에 대한 컬럼을 연재한 것을 책으로 묶어 놓은 것이다. 도움될만한 정보가 많다. 성인 자폐인까지 다루고 있어 읽을게 많다. 하지만, 아무리 이 책에 나오는대로 한다 해도 화섭이가 그녀처럼 되지 않을것이다. .. 더보기
[있는데 없다고 할 수 없다]#03 왜 아버지 이야기는 안 쓰니? 보통 가정에서 다른 아버지들은 어떤지 모르겠다. 나랑 친한 친구네 집에 놀러간적이 있었다. 친구랑 둘이 있는 방에 똑똑 노크를 하는 분이 있었다.   “OO야, 아버지 커피 한잔만 타줄래?”   그 매너에 그 부드러움에 나는 세상에 저런 아버지가 있다는것에 나는 놀라웠다. 그 아버지는 친구가 성인이 되자, 핸드백을 사주었다. 그래, 그깟 선물 부럽지 않다. 난 그저 자식을 존중해주는 그 문화가 부러웠다.   어릴.. 더보기
[있는데 없다고 할 수 없다]#02 우울한 누나와 달리기 뒤돌아보면 내마음이 제일 어두웠을때가 20대 후반이었다. 남들은 인생의 황금기라 묘사할수도 있지만, 난 그 시대로 돌아가기 싫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했다. 처음 몇 년동안은 좋은 동료와 적성에 맞는 일거리로 행복하기 그지 없었다. 그러다, 근무환경이 바뀌어 다양한 사람들을 상대로 큰 프로젝트를 하게 되었다. 매일 회의를 열어 의사결정을 해야했지만, 나는 무엇이 좋은지 안 좋은지 판단이 생기질 않았다. 난 전산실 개발자였으니 개발하기 유리한 방..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