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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럭키버거
    동화와 동시 2014. 7. 30. 13:04

     

     

    럭키버거

     

     

    수연이와 진희는 단짝 친구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인 이 둘은 하루종일 붙어 다닙니다. 어제 보고 오늘 봐도 또 이야기할것이 있습니다. 둘은 일찍 사춘기에 접어든데다, 부모님이 이혼하셨습니다. 수연이는 엄마와 새아빠와, 진희는 아빠와 새엄마와 함께 삽니다. 누가 더 불행한지 행복한지 모르겠습니다. 단지, 부모님과 마음을 터놓지 못하겠고, 예전 부모님이 그리울때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것은 꼭 닮아 있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아픔이 있어서 그런지, 둘은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수연이가 울면 진희가 옆에 있어줬고, 진희가 울면 수연이가 손수건을 주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였습니다.

     

    둘이 용돈이 모이면 즐겨 가는곳이 있었습니다. 지하철역 앞에 있는 럭키버거. 햄버거가 싸고 맛있지만, 7개의 스템프를 모으면 공짜로 하나를 주었습니다. 보통은 10개를 모아야 하는데, 여기는 인심이 후했습니다. 둘이 한 종이에 스템프를 같이 모았습니다. 7개째 햄버거를 살때는 한 개만 사도 두 개가 생겼습니다. 공짜 버거를 얻은 날이면 더 오래 햄버거가게에 있었습니다.

     

    봄이 시작되는 어느 일요일, 수연이는 진희에게 럭키버거에서 만나자고 했습니다. 긴히 이야기할 거리가 있다 하면서요. 개나리가 지천으로 핀 거리를 걸어 진희는 수연이에게 갔습니다. 수연이가 럭키버거 한켠에서 다소곶이 진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수연이 앞에는 이미 럭키버거 두 개가 나란히 놓여 있었습니다. 거품이 뽀글뽀글 올라오는 콜라 두잔과 함께. 이곳에 와서 둘은 항상 같은 것을 주문해서 일찍 온 친구가 항상 먼저 주문을 하곤 했었지요.

     

    “수연아, 무슨 일이야? 일요일날 낮잠 자기 좋아하는 네가 이 시간에 나를 부르다니 신기하다.”

     

    “진희야, 일단 햄버거부터 먹자.”

     

    수연이는 말없이 햄버거를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습이 되게 측은해보였습니다. 세상에서 럭키버거가 제일 맛있다고 칭찬하던 수연이인데, 오늘은 마른 밥을 씹는 양 같습니다.

     

    “야, 햄버거 그만 먹고, 이야기부터 해봐. 너 표정이 안 좋아. 이런 얼굴로 먹다간 제대로 소화나 되겠냐? 고민 있으면 시원하게 이야기해.”

     

    “내 얼굴이 안 좋니?”

     

    “안 좋은 정도가 아니야. 너 햄버거만 보면 눈빛이 반짝였는데, 지금은 잡은지 10일된 동태눈깔 같다.”

     

    “풋...하하하하...”

     

    수연이는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진희는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야, 너 우거지상을 하다가 갑자기 왜 웃냐?”

     

    “네 말이 웃겨서 그래. 그래도 잠시나마 너 덕분에 웃어서 좋다. 고마워, 진희야.”

     

    “고민이 뭐야. 동태눈깔에서 반짝눈빛으로 얼른 좀 변해봐.”

     

    수연이는 머뭇거리다가 말을 시작했습니다. 엄마와 새아빠가 싸우시는 빈도가 늘었다는 이야기. 집에 있으면 불안해서 공부도 못하겠고 잠도 못자겠다는 이야기. 한번 부모님이 이혼할때도 힘들었는데, 다시 두 분이 갈라설까 불안하다는 이야기. 한때 갈곳을 못 정해 할머니댁에 있었는데 그때 너무 힘들었다는 이야기. 다시는 그때로 돌아가기 싫은데 어떻게 했으면 좋은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눈물을 글썽이며 해냈습니다. 진희는 이야기를 듣는 내내 팔자 눈썹이 되어 이 가여운 친구를 어찌 대해야 될지 난감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왜 우리는 잘 싸우는 부모님 밑에서 태어났을까? 사이좋은 부모님밑에서 이혼같은건 모르고 살 순 없을까?

     

    수연이는 이야기를 털어놓고 콜라를 한모금 쭉 들이켰습니다. 속이 답답했는지 수연이 컵 콜라가 쑥 줄었습니다.

     

    “에효, 어쩌냐. 너도 참 힘들겠다. 너 말만 들어도 어떤 느낌인지 알겠어. 더군다나 우리는 예전 나쁜 기억이 있잖아. 조금만 불안해도 더 크게 느껴지고. 그런데, 넌 새아빠는 마음에 드니?”

     

    “응, 새아빠는 괜찮으셔. 친절하시고 나한테도 잘해주려고 노력해. 그런데, 우리 엄마는 돈 욕심이 많으셔서 새아빠가 벌어다주는 돈이 항상 모자른가봐. 그것 때문에 항상 불만이야.”

     

    “엄마한테 이야길 해보지, 그래.”

     

    “우리 엄마가 내 청을 들어줄것 같으면 내가 여기 앉아 있겠니?”

     

    “하긴...두 분 싸움에서 우리가 바꿀 수 있는게 뭐가 있겠니? 모쪼록 아무 일 없기를 기도할 수 밖에.”

     

    “기도?”

     

    “응, 마음이 불안할땐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해봐. 내 마음속에 평화를 불러들이는게 기도래. 간절히 부모님 두분이 평화롭고 사이좋기를 빌어봐. 책에서 읽었는데, 그런 모습이 이루어졌다고 상상하며 믿으면 더욱 좋대.”

     

    “진희야, 넌 참 아는것도 많구나. 알았어. 해볼게.”

     

    수연이와 진희가 이렇게 대화를 나누고 있을때, 수연이는 누군가가 자기를 계속 바라보고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옆을 돌아보니 머리가 하얀 할머니가 바로 옆 테이블에 앉아 있었습니다. 하얀색 작은 뜨개방울들이 몽실몽실 붙어 있는 스웨터를 입고 계셨습니다. 수연이가 얼굴을 쳐다봐도 할머니는 눈길을 피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이때다 싶은지 수연이쪽으로 몸을 기울였습니다.

     

    “얘들아, 너희 몇학년이니?”

     

    수연이는 낯선 할머니가 갑자기 말을 걸어 불안했지만, 이내 마음을 추스렸습니다. 몇학년인지 물어보는게 뭐 대수람.

     

    “5학년이요.”

     

    “5학년이라...내가 일부러 그런건 아닌데, 너희 이야기를 이 자리에서 듣게 됐다. 초등학교 5학년 둘이 하는 대화내용치곤 심각하더구나.”

     

    “어, 들으셨어요?”

     

    “미안하지만, 그렇게 됐다. 그래서 말이야..이 할머니는 점을 보는 사람이다. 너희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데 어떠냐? 이 할미에게 점을 보지 않으련?”

     

    “점이요? 하지만, 저희는 돈이 없는걸요?”

     

    진희가 대차게 말했습니다.

     

    “돈을 달라는건 아니다. 단지 너희가 모은 럭키버거 스템프만 주면 점을 봐주마. 너희들이 학생들이란걸 아는데 내가 어찌 돈을 받겠니? 이 할미는 점을 봐주고 스템프를 모아 럭키버거 한 개를 먹는게 낙이란다.”

     

    수연이와 진희는 갑자기 어떻게 해야할지 혼란스러웠습니다.

     

    “진희야? 너 점 보고 싶어?”

     

    “글쎄, 너는?”

     

    “나도 잘 모르겠어.”

     

    둘이 망설이는 순간, 할머니가 버럭 소리를 질렀습니다.

     

    “이봐, 친구들! 이 할미가 봐주는 점은 보통이 아니라구.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희망의 길을 안내해주는 점이라구. 어떤 점쟁이는 악재가 온다고 하면서 겁을 주고, 궂을 하게 하거나, 복채를 더 받지만, 이 할미는 다르다고. 이 세상에 복없는 사람은 없어. 단지, 그 복을 못알아볼 뿐이지. 이 할미는 그 복을 알아보게 코치해줘.”

     

    수연이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니 왠지 마음이 놓였습니다. 까짓 그까짓 스템프 없어져도 할머니가 햄버거 한 개 맛있게 드실 수 있으면 괜찮을것 같기도 했습니다.

     

    “할머니, 저 볼래요!”

     

    수연이는 용기내서 말했어요.

     

    “수연아, 너 정말 볼거야?”

     

    “응. 어차피 햄버거 스템프이잖아. 너는?”

     

    “난 괜찮아.”

     

    “알았어. 할머니, 저만 봐주세요. 여기 햄버거 스템프 있어요.”

     

    “고마와요, 학생.”

     

    할머니는 스템프가 찍힌 쿠폰을 받아들었습니다. 종이에 이름과 나이를 적어달라 했습니다.

     

    “이름은 임 수연. 나이는 열두살이에요.”

     

    할머니는 수연이가 적은 종이를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공책을 꺼내라 하십니다.

     

    “공책이요?”

     

    “그래, 거기다 내가 한 말을 적어.”

     

    수연이는 공책을 꺼내들어 맨 뒷장을 펼쳤습니다. 연필을 그러쥐고 학교에서 받아쓰기를 하듯이 할머니 말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올해 좋은 일이 많이 생길거야. 학기말에 성적이 오를거고, 부모님 형편도 피어. 올 겨울에 새 집으로 이사가겠는걸. 네 방이 새로 생기는. 그리고..둘이 만나기 힘든 단짝 친구네. 서로 남다른 사정이 있어 친해졌지만, 이게 서로를 깊게 이해하고 격려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기도 해. 둘은 평생 서로를 의지할 친구야. 부모님이 이혼하신 대신 이런 친구를 얻었으니 감사히 생각해.”

     

    “네, 저도 진희같은 친구가 있어서 감사해요.”

     

    “뭐, 궁금한거 있어?”

     

    “사실 저희 부모님이 재혼하셨는데, 두분 사이가 앞으로 사이가 좋아질지 궁금해요. 전 그게 제일 중요해요. 이혼을 다시 보는것은 정말 견디기 힘들어요.”

     

    “걱정마. 두분이 티격태격해도 서로 관심있고 애정있어서 그러신거야. 이제 집도 사고, 아버지 사업이 잘 풀릴거야. 그럼, 두분다 더 없는 잉꼬부부가 되실거야. 서로 한번씩 이혼해보셔서 더 이상 이혼하실 생각도 없으시고. 네가 과거 상처 때문에 부모님이 조금 말싸움해도 너무 민감하게 반응해서 그래. 마음편히 부모님을 보거라. 공부열심히 하고. 네 성적 오르는것도 부모님 사이좋아지는데 큰 도움이 돼.”

     

    “아, 그렇다면 정말 다행이구요.”

     

    “올 학기말에 1등 할거야.”

     

    “제가요? 그럴리가요. 우리반엔 1등 내내 도맡아 하는 사람이 따로 있어요.”

     

    “맞아요, 할머니. 아무도 한번도 그 친구를 이겨본적 없는걸요.”

     

    “일단 적어봐. 그러구선 보자구.”

     

    할머니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셨습니다.

     

    “자, 이제 또 궁금한것은?”

     

    “다 됐어요. 전 부모님 사이가 좋아지신다니 마음이 놓여요. 감사합니다, 할머니.”

     

    “그래, 넌 귀하게 태어난 아이니 희망을 잃지 말아라. 누구나 잠깐 안 좋은 일이 있을수 있어. 그 고비만 잘 넘기면 더 큰 사람이 될 수 있단다.”

     

    “네, 고맙습니다. 할머니.”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니 수연이는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내가 귀하게 태어난 사람이라니! 1등을 하고 꿈에 바라던 새 집에 이사간다니.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럭키버거를 먹었더니 정말 행운이 오나봅니다.

     

     

     

     

     

    시간은 흐르고, 어느덧 수연이와 진희는 럭키버거 할머니를 까맣게 잊고 지냈습니다. 시험기간이 다가오고, 둘은 공부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체육실기시험을 볼때면 둘이 만나 체조 순서 연습을 봐주고, 시 낭독 시험을 할때면 머리를 조아려 시를 같이 외웠습니다. 모든 시험이 끝나는 날, 수연이는 마음이 참 가벼웠습니다. 다른 때와 다르게 집중해서 문제를 풀수 있었거든요.

     

    “수연아, 시험 잘 봤니?”

     

    “모르겠어. 결과가 나와봐야 알지. 넌?”

     

    “나도 못본거 같지는 않아. 너랑 공부한 문제가 다 나와서 정말 기뻤어.”

     

    “정말, 정말. 어쩜 그렇게 딱딱 나오냐? 우리 이번에 둘다 신통했어.”

     

    “하하..정말.”

     

    그 다음주, 성적을 발표하는 날이 왔습니다. 선생님은 싱글벙글한 얼굴로 교단위에 서셨습니다.

     

    “얘들아, 드디어 성적이 나왔다.”

     

    “우~”

     

    아이들은 성적을 보기 부담스러운지 야유를 퍼부었습니다.

     

    “학생이 성적받는것은 당연한 일이지, 뭘 그거 가지고 야유냐? 한사람씩 나와 성적표 받아가. 1번 이 유진...”

     

    수연이도 자기 차례가 되어서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성적을 보다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이건..평소에 받던 수연이 점수가 아니었습니다.

     

    “이번에 우리 반에 아주 큰 변화가 있었다. 1등이 바뀌었어. 임 수연! 축하해.”

     

    수연이가 일등을 한것입니다. 난생 처음 해보는 일등!

     

    “그간 일등을 해온 김 수진. 한번 일등 못했다고 낙심하지 말고 열심히 해. 이런 일이 있어야 사람이 더욱 단단해지는거야.”

     

    수진이는 얼굴이 빨개졌지만, 담담한 표정이었습니다.

     

     

     

     

     

    방과후, 진희는 수연이보다 더욱 들떴습니다.

     

    “수연아, 일등이라니! 내가 더 기쁘다. 엄마한테 가서 동네 떡이라도 돌리라고 해야하는거 아니니?”

     

    “그럴까?”

     

    “그럴까라니..네 일생에 처음 있는 일이잖아. 럭키버거 할머니가 말할때는 정말 가능할까 생각했는데. 김수진 그 기집애가 정말 독종이잖아. 그런데, 그걸 네가 꺽었어.”

     

    “어, 정말? 할머니의 말이 이루어졌네.”

     

    수연이는 갑자기 떠오르는게 있었습니다.

     

    “그 공책! 할머니 말을 적어둔 공책!”

     

    수연이가 가방을 뒤져 저 깊은 곳에서 공책을 꺼내들었습니다. 휘리릭 종이를 넘겨 맨 뒷장을 펼쳤습니다.

     

    “학기말에 1등을 한다. 와, 이게 이루어졌어. 정말 신기하다. 또 다음은 새집으로 이사간다?”

     

    “이사가니?”

     

    “아니, 엄마가 그런 이야기 한적 없는데.”

     

    “그럼, 오늘 가서 엄마한테 물어봐. 이사갈 계획 있냐고.”

     

    “그럴까? 야, 근데 정말 신기하다.”

     

    수연이는 집으로 달려가 엄마를 불렀어요.

     

    “엄마, 엄마! 이리 나와 보세요. 저 일등 했어요.”

     

    “뭐라고, 일등?”

     

    “네, 이 성적표 보세요.”

     

    “아이구야..우리 수연이 기특도 하지..우리 딸 최고다! 아버지가 이 사실을 알면 얼마나 좋아하실까?”

     

    엄마는 아버지에게 바로 전화를 걸어 이 소식을 알렸습니다. 저녁때 케잌 큰거 하나 사오라는 말도 잊지 않으셨고.

     

    “엄마, 엄마. 나 근데 궁금한게 있어요.”

     

    “뭐?”

     

    “저 혹시 우리집 이사갈 계획 있어요?”

     

    “너 어디서 뭐 들었니? 어떻게 알았어? 좀 전에 아파트가 당첨 되어서 기뻐하던 중이었는데. 응, 우리 넓은 집으로 이사간다. 수연아, 네 방도 이 참에 잘 꾸며줄게.”

     

    “정말요? 어디 멀어요?”

     

    “아니, 너도 알다시피 저기 럭키버거 뒤에 큰 아파트 지었잖니? 거기로 들어갈거다. 네가 복덩이다. 일등도 하고, 큰 아파트 이사도 가게하고.”

     

    “내가 뭘 이사하게 해요.”

     

    “아니야, 네 아빠가 너 공부하는거 보더니 너무 작은 방에서 공부 열심히 한다고 새 집 꼭 마련해줘야한다고 하셨단다. 수연아, 엄마는 네가 내 딸이라서 정말 행복해.”

     

    “에이..엄마는 참.”

     

    수연이는 괜시리 얼굴을 붉어졌습니다. 그래도 기분은 날아갈것 같았습니다. 부모님 사이도 좋으시고, 더 좋은 내 방도 생기고.

     

    “아, 참. 엄마 나 잠깐 나갔다 올께요. 인사할 사람이 있어요.”

     

    수연이는 갑자기 럭키버거 할머니가 생각났습니다. 그 할머니 말을 듣고 힘들때 희망을 가질 수 있었지. 가서 감사인사라도 해야겠다. 진희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진희야. 럭키버거로 지금 올래?’

     

    ‘왜?’

     

    ‘할머니에게 감사인사해야겠어. 할머니 말대로 됐잖아.’

     

    ‘그래 곧 갈게.’

     

    수연이와 진희는 럭키버거로 달려가 할머니를 찾았습니다. 아무리 둘러봐도 흰 스웨터의 할머니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음이 급해진 수연이는 주인 아저씨에게 물어봤습니다.

     

    “아저씨, 혹시 여기서 흰 스웨터를 입고 머리가 흰 할머니 못보셨어요?”

     

    “글쎄다..그런 분 못 본것 같은데.”

     

    “올 봄에 저기 저 자리에 내내 앉아 계셨어요.”

     

    “할머니라면 금방 눈에 띄일텐데...미안하지만, 이 아저씨는 본적이 없는걸? 왜 그러니? 할머니가 혹시 실종되셨니?”

     

    “아니에요..그냥 보고 싶어서 찾는거에요.”

     

    수연이와 진희는 결국 할머니를 찾지 못했습니다. 둘은 진이 쭉 빠졌습니다. 럭키버거 세트 하나씩 시켜서 도장을 꾹꾹 두 개 찍었습니다.

     

    “할머니는 어디 가셨을까?”

     

    “어디서 햄버거 드시고 계시겠지.”

     

    “그렇지? 그런데, 수연아. 내 생각에는 할머니가 물론 네 일을 맞추기도 했지만, 네가 할머니 이야기를 듣고 그렇게 될것이다. 믿어서 이렇게 된게 아닐까?”

     

    “그래?”

     

    “그래..믿는대로 된다고 하잖아.”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할머니를 안 만났으면 내가 일등이 될거라는 희망을 안 가졌을걸?”

     

    “그렇긴 하지.”

     

    “그 할머니 내가 정말 어려울때 좋은 말 해주셨어. 말 한마디가 이렇게 힘이 되는줄 몰랐어.”

     

    “그럼, 앞으로도 일이 잘될거다 생각하고 우리 힘을 내자.”

     

    “그래? 그럴까? 그것도 방법이 되겠다.”

     

    “그 할머니가 그러셨잖아. 우리 둘은 둘도 없는 단짝이라구.”

     

    “그것도 맞네. 우리 서로 좋은 이야기 해주면서 희망을 가지고 살자.”

     

    “오케바리~ 그런 의미에서 콜라로 건배!”

     

    “짠!”

     

    “짠!”

     

    둘은 콜라잔을 부딪히며 깔깔대며 웃었습니다. 행운이 미리 예정되어 있는걸까요? 아니면 행운이 올거라 믿었기 때문에 이루어진걸까요? 수연이는 내내 이 생각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희망이 오리라 믿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는것입니다. 오늘따라 럭키버거 맛이 꿀맛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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