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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격에는 왜 단점이 있을까?
    에니어그램 컬럼 2013. 4. 2. 04:50

    에니어그램은 성격유형 진단도구이다. 에니어그램을 공부하게 된 이유는 내 성격때문에 너무 힘들어서였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겐 별거 아닌 일로 상처를 잘 받았다.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었지만 항상 소외되거나 외로운 느낌이 들었다. 수치심이 너무 많아 하고 싶은것을 말하지 못했다. 난 이른바 쑥맥이었다. 남들이 하는 말을 뒤늦게 알아듣는 형광등이기도 했다.

     

    학창시절, 아버지 말대로 공부는 열심히 했다. 막상 사회생활을 하려 회사 면접을 보러 다닐때 나는 알았다. 나는 나를 PR하는게 너무 힘들다는것을. 기본적으로 내가 나를 좋아하는 면이 하나도 없었다. 면접은 번번히 미끄러졌고, 간신히 입사를 했다. 그곳에서도 소심한 내 성격때문에 직장생활이 힘들었다. 결국 대학4년동안 투자하고 공부했던 전공분야의 일을 버리게 되었다. 그때, 나에 대한 증오는 최고조로 달했다. 남들은 멀쩡히 잘 하는 사회생활을 너는 왜 못하는거야. 자학과 자괴와 우울의 날들을 보냈다. 그 시절, 나를 스스로 해치지 않고 살아있는게 다행일정도였다.

     

    다시 전공분야의 직업으로 돌아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전공과 완전 다른 직장에 다니며 여기저기 성격을 개선하고자 상담을 많이 받으러 다녔다. 그곳에서도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나에 대해 포기하고 있을때쯤 에니어그램을 알게 되었다. 그 후, 나자신도 이해하지 못했던 나에 대한 수수께끼가 풀리게 되었다. 내가 하고 싶은 분야는 따로 있었는데, 나의 성장환경이 그 분야를 하도록 허락하지 않았다. 욕구가 있어도 가족의 눈치를 보며 그 욕구를 눌러왔다. 그것이 나를 불건강하게 만들었다. 차차 내 욕구를 인정해주고 하고 싶은걸 해나가니 건강해졌다. 그 이후, 상담가 과정을 마치고 남을 상담하는 수준까지 오게 되었다.

     

    에니어그램은 크게 9가지로 성격유형을 나눈다. 더 들어가 날개, 하위유형, 발달수준까지 고려하면 486가지로 성격이 분류되지만, 가장 크게는 9가지라고 초보자는 이해하고 시작한다. 9가지 성격이 있다는 것은 9가지 장점과 9가지 단점이 있다는것이다. 우리는 에니어그램 상담을 받으면 나의 기본유형과 그것에 따르는 장점과 단점을 알게 된다. 그것을 인식하고 개선해나가는 과정이 성격을 치유하는 과정이다.

     

     

     

    기본적으로 9가지로 성격을 분류하는 에니어그램.
    9가지 성격이 있다면, 9가지 장점과 단점이 있다.

     

     

     

    나도 처음 내 단점을 알게 되었을때 깜짝 놀랐다. 내가 남에게 이렇게 보이는구나. 내가 몰랐던 내 모습이 있었네. 그것을 인식하고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다. 내 단점이 싫었다. 내 성격을 싫어해서 에니어그램을 시작했는데, 단점을 돌보라는 미션이 힘들었다. 처음에는 그 싫은 감정에 매달리기만 하다, 왜 사람은 누구나 단점이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을 상담하고, 나 자신을 돌아보며 몇가지 단점이 있는 이유가 정리 되었다.

     

     

     

    1) 서로 돕고 살아라

     

    인간은 완전히 혼자 살수 없다. 만약 한 인간이 모든 단점을 극복하고 혼자 모든것을 할 수 있다면 혼자 살수도 있었을것이다. 설령 독신으로 산다 할지라도 이웃이나 타인의 도움없이는 살기 불가능하다. 아마 무인도에 홀로 있어야 완전한 독립이 가능하지 않을까? 그렇지 않는 한 사람은 더불어 산다. 내 단점이 뭔지 알 경우, 남의 도움을 어떤 부분에서 받아야 하는지 알게 된다. 나 같은 경우, 행동이 느리다. 주변에 순발력과 행동이 빠른 사람과 친구가 되고 그 친구의 도움을 받는다. 반대로 나는 감수성이 풍부해 문화적인 분야에 익숙하고 감성적인 감각이 있다. 그런것이 없는 친구들이 감성이 들어간 글이나 서류의 구성이나 기획 등이 필요할때 조언해줄 수 있다. 즉, 인간은 장점과 단점이 있으므로 서로를 돕고 도움받을 수 있다.

     

     

     

    2) 겸손하라

     

    내 장점에 내가 눈이 멀때는 내 장점에 취해 나를 자랑하기 바빴다. 그런데, 단점을 알고 나니 나는 부족한 인간이라는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장점에 집중해 일을 하다가도 단점때문에 놓치는것이 있다. 그래서, 사람은 항상 모든것

    을 잘한다고 자부할 수 없는 것이다. 단점이 있다는걸 아는 순간, 결코 우쭐할 수 없다. 나를 낮추라고 단점이 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라

     

    며칠전 아는 20대 선생님이 남자친구랑 싸웠다고 했다. 몇주간 연락을 안했다고 한다. 왜 안하냐고 하니, 갈등이 있어 단점을 봐서 그렇다고. 나는 그순간 질문을 던졌다.

     

    “선생님은 그 분을 진정 사랑하시나요? 좋은 면이 보일때 사랑한다면 그것은 누구나 할수 있죠. 그 사람의 단점까지 사랑해야 진정한 사랑이 시작되죠.”

     

    그 선생님은 내 말을 듣더니 갑자기 눈이 똥그랗게 되면서 “대박!”이라고 외쳤다. 새로운것을 깨달았다고 하면서.

     

    “선생님도 단점이 있잖아요. 인간은 누구나 단점이 있어요. 그 사람의 단점까지 사랑할수 없다면 정리하셔도 좋아요.”

     

    그 말을 듣고 곰곰 생각에 빠지는 선생님. 수 주 후에 다시 연락이 왔다. 남자친구랑 화해했다고. 이것은 비단 남의 단점을 이야기할때만 해당되는게 아닌것 같다. 나 자신도 단점이 있고, 약점이 있고 못하는게 있다는것을 알게 될때, 그때부터 나자신에 대한 진정한 사랑이 시작될지 아닐지가 결정되는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사랑할수 있다면 진정한 자기애가 시작되는게 아닐까? 못생기건 잘생기건 때가 오면 어김없이 꽃을 피우는 식물처럼, 우리도 못생기건 잘생기건 우리 자신을 꽃피워야하지 않을까? ♣

     

     

    Copyright 2013 ⓒ 편안한 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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