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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화]내가 맞아 할아버지
    동화와 동시 2019. 8. 3. 13:54

                                                                         내가 맞아 할아버지

    태리 임영진

     

    우이천 백로. 백로는 왜 혼자 다니기 좋아할까요?


    옛날, 모두리라는 자그만 마을에 내가맞아 할아버지가 살고 있었대요. 할아버지는 이 마을에서 제일 오래 사셨대요. 태어날때부터 지금까지요. 하지만 한결같이 내가맞아만 말씀하셔서 사람들은 할아버지와 대화하는걸 힘들어 했대요.

    “할아버지, 간밤에 바람이 세게 불었는데 앞마당 대추나무는 괜찮아요?”

    “난 바람소리 들은적 없어.”

    “앗 저기 대추가 많이 떨어져있네요.”

    “떨어질때가 되서 떨어진거지. 내가 맞아. 바람이 불지 않았어.”

    “그래도 너무 많이 떨어진걸요?”

    “아니야! 내가 맞아!”

    이렇게 할아버지는 우기기 일쑤여서 그냥 그러세요 하고 대화를 접는게 나았어요.

    “할아버지, 저희 집 밭 앞에 세워둔 문은 열지 말라 부탁드렸는데, 왜 자꾸 여셨어요?”

    “여는게 좋아! 야생동물들도 나갈 구멍이 있어야지.”

    “야생동물이 저희 밭에 안 들어가요.”

    “내가 맞아! 저번에 담 밑으로 멧돼지 새끼가 들어가는걸 봤어. 그 놈이 빠져나갈 문이 없으면 결국 너희밭 고구마 다 캐서 먹을거 아냐.”

    “저희 밭 일은 제가 알아서 할께요.”

    “이 놈 어르신이 지혜롭게 일을 하면 그러려니 해야지. 어디서 토 달아. 내가 맞아.”

    마을사람들은 아무리 해도 할아버지 고집 꺽을수 없었어요. 

    어느 날,모두리 마을에 엄청난 비가 왔어요. 집들이 물에 잠기고, 비가 멈추지 않았어요. 잘못하다간 마을 위 저수지도 넘칠것 같았어요.마을 사람들은 모두 피난을 준비했어요.

    “할아버지, 얼른 마을을 뜨셔야 해요. 이러다 저수지가 넘치면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겨요.”

    “내가 이 마을에서 태어난 사람이야. 한번도 이 마을 저수지가 넘친적 없었어. 비는 곧 그칠거야. 내가 스무살때 비많이 왔는데 결국 그쳤어. 내가 맞아. 내가 이 마을 잘 알아.”

    “할아버지 위험해요. 지금이랑 그때랑 다르다고요.”

    “내가 맞아! 난 안 갈거니 니들이나 가.”

    마을 사람들은 할아버지 고집을 아니 더이상 설득할 수 없었어요. 모두들 걱정하며 마을 위로 피난갔어요.

    비는 그 후로 며칠동안 그치지 않았어요. 

    쿠르르으릉~ 콰아~~~~


    결국 저수지는 터지고 마을전체는 물에 잠겨 호수가 되고 말았어요.

    마을 사람들은 그 호수 아래 내가 맞아 할아버지가 살거라 믿고 있었어요. 가끔 일자로 똑바르게 생긴 고기가 잡혔거든요. 일자로 내가 맞아 뼈 곧추 세우며 고집 피울것 같은 외모는 할아버지랑 고집내기 하다 생긴 모습 같았거든요.

     

    * 항상 내가 맞아를 외쳤던 할아버지. 혹시 불안과 두려움으로 당신을 보호하려고 새로운 생각은 밀쳐냈던건 아닌지. 할아버지에게 안심이 되는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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