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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런던여행]뮌헨공항에서 14시간 stopover와 napcab
    버킷리스트 실행보고 2016. 10. 2. 01:35

    정말 순식간이었다.

     

    런던 여행을 결정한건 순식간이었다.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지인에게 카톡했더니 런던 세미나를 가신단다. 그 이야기를 듣고 바로

     

    "같이 가실래요? 전 여행으로 갈께요. "

     

    라고 해버렸다. 결정은 그렇게 했지만, 오랫동안 꿈이었다. 영어카페 다니며 영어회화 공부한건 영어권 나라를 여행하고픈 꿈때문이었다. 한국에서 종종 영어를 쓰는 외국인 친구들을 만날일이 생겼다. 나중에 내가 에니어그램 4유형이란걸 알고 그들과 이야기하면 왜 그리 마음이 통했는지 알게되었다. 4유형들은 감정에 예민하고, 감정표현이 인생의 주요 관심사다. 감정에 무뚝뚝하거나 무관심한 한국인보다 영어를 쓰는 친구들이 왠지 편했다. 한국말 보다 영어가 감정표현에 더 직설적이고 속시원했다. 그래서 꾸준히 영어공부를 해왔던 것이다.

     

    비행기표를 예매하고, 에어비앤비 숙소도 정했다. 자유여행은 2번째라 수월했다. 경유를 하면 싸다길래 무려 14시간이나 뭔헨공항에서 체류하는걸로. 에어비앤비 숙소도 첫 경험이다. 에어비앤비를 잘 고르는 팁을 검색해서 거기에 충실했다. 집주인이 자기 소개를 자세히 하고, 후기가 좋은것 위주로 고를것. 슈퍼호스트면 에어비앤비에서 마련한 기준에 다 통과된 사람이니 금상첨화. 지인 세미나 장소를 고려해 Teddington 에 있는 다락방으로 정했다.

     

    2년만에 인천공항에 왔다. 그 사이 많은게 바뀌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부러워하던 충전기도 여기저기 생기고, boarding pass도 앱으로 발권받고 보여주면 된다. 정말 발전 속도가 빠르구나. 비행기 탑승도 여유롭게. 2년전 혼자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며 부들부들 떨던 기억이 난다. 그때에 비하면 난 정말 용기도 생기고 불안도 줄어들었다.

     

     

    이번에 이용한 루프트한자 비행기. 여행전날 체크인메일이 온다. 체크인하며 원하는 좌석도 지정할수 있다.

     

     

     

     

    맛있기로 소문만 루프트한자 기내식. 독일맥주는 꼭 마셨다. 밥도 맛나고 빵도 맛나고. 하긴 여행가는데 뭐가 맛없겠냐.

     

     

     

     

     

    뮌헨공항. 여기저기 구경해봐도 루프트한자 비행기들이 많이 보인다.

    도착한 시간이 늦은 오후고 나가봤자 해가 금방 떨어지고 상점들은 문을 닫는다해서 공항에서 1박을 결정했다.

     

     

     

    드디어 뮌헨공항 도착. 보안검색대에 흰색에 가까운 금발머리 여자 스텝은 정말 차가웠다. 내가 말귀를 못 알아듣자, 내 팔을 집어다가 bar위에 올려놓고 가슴께까지 샅샅이 뒤진다. 뭔가 차가운 독일 스파이같은 여자였다. 여하튼, 뭔헨에 내려 처음 한 일은 생수를 사고 14시간동안 머물면서 잘 공간을 찾는거다. 지인말로는 잠잘수 있는 napcab이 있다고 한다. 한국 블로그 여행사에서 사전 조사한바로는 한시간당 10-15유로. 바로 눈에 띄어서 살펴보니 한시간당 15유로였다. 우리나라 돈으로 18,000원 정도. 계산해보면 호텔 1박보다 비싼 가격이었다. 좀 더 주변을 탐색해보니 러그가 깔린 소파들이 있었다. 소파벽이 높아 그 안에서 자도 남들이 보지 못하는곳이었다. 이곳이 딱이었다. 하지만, 이미 다른 여행자들로 인해 소파는 가득차 있었다.

     

    일단 첫 저녁식사부터 했다. 한국에서도 보던 브뢰첸으로 만든 샌드위치가 있었다. 독일빵들은 대체로 딱딱했다. 자연스레 오래 씹게 만들었는데, 이게 소화를 돕는듯 했다. 저녁을 먹으니 잠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다시 napcab으로 돌아가니 소파들엔 사람들이 차 있었다. 사정없이 졸리기 시작했다. 고민고민하다 딱 5시간만 napcap에서 자기로 결심했다. 그 후엔 저 소파들이 비어 있겠지. napcab을 이용하려고 유로화로 환전해왔다. 하지만, 왠걸. 신용카드밖에 결제가 안되었다. 비상용으로 가져온 카드를 꺼내 결제를 했다. 결제과정에서 비밀번호를 세팅하는게 나온다. 중간에 화장실 가려 밖으로 나올수 있기때문에 다시 들어갈때 쓰는 비밀번호다.

     

     

     

    napcab안에 있는 모니터. 터치스크린이다. 정말 여러모로 생각하고 만든 티가 나게 시설이 좋았다.

     

     

     

     

    러그가 깔린 뮌헨공항 휴식자리. 러그가 좋아졌다.

     

     

     

     

    뭔헨공항 napcab. 처음 결제할때 서툴러 삑 소리가 나기도 했는데 웃는 얼굴을 한 독일 아줌마가 와 도와줬다. 아, 독일사람들은 이럴때 웃는구나.

     

     

     

    안으로 들어가니 생각보다 훨씬 아늑하다. 옷걸이도 있고, 한켠에선 신선한 공기가 나오고 있었다. 침대보도 깨끗하고 넓었다. 서양을 여행하면 서양인들이 쓰는 의자나 침대는  대부분 크기 때문에 내가 쓰기엔 정말 편하다. 발 주변에 모니터가 있었다. 남은 시간이 나오고, 조명 밝기와 음악소리를 조절할수 있는 터치 화면이 있다. 클래식 음악소리가 나온다. 무음으로 조절하고 조명도 어둡게 하고 잠을 청했다. 순식간에 곯아떨어졌다. 한번 정도 깨서 화장실에 다녀왔다.

     

    어느순간 알람이 울렸다. 일어나니 한결 컨디션이 좋아졌다. 조용하고 신선한 공기가 있는 장소가 켠디션을 회복 시켜줬다. 짐을 주섬주섬 챙겨 밖으로 나오니 소파가 비어 있었다. 배낭위에 발을 올려놓고 소파에서 잠을 청했다. 중간중간 비행기나 차소리때문에 깨긴 했지만, 소파 잠도 괜찮았다. 새벽5시쯤 되어 화장실에 가 고양이 세수를 했다. 독일공항에서 맞는 첫번째 아침이다.

     

    런던행 비행기 탑승구에 일치감치 가서 앉아 있었다. 멋진 목소리를 가진 런던 말투를 쓰는 신사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드디어 한시간만 가면 런던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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