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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말 배고파서 먹나요? (Eat by choice, Not by habit)
    지혜의 책 2019. 8. 17. 23:58

    지난 7월 26일 비폭력대화 선릉쎈터 워크숍에 참여했다.

    세미나 참여 이름표

     

    비폭력대화 1단계를 들을때부터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영어를 배웠다고 하니 영어세미나 추천을 받았다. 비폭력대화는 미국에서 생겨난것으로 비판이나 비난이 아니라 감정과 욕구의 언어를 쓰는것이다. 특히 감정은 우리나라 대화 문화에서 잘 표현되지 않는다. 아닌 사람들도 있겠지만, 감정표현에 둔한 경상도 출신 가족에서 자라고 논리성을 강조한 IT 회사에서 일하면 더더욱 감정표현이 자유로운 환경이 나에겐 부족했다. 반면, 영어는 "I think", "I feel", "I want"등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 욕구를 표현하는 문구들이 많다. 영어수준이 낮은 나로서는 단순한 단어나 문장을 쓰는 영어가 직설적인 감정표현에는 더 편했었다.

    하여튼, 영어로 진행되는 NVC 세미나에 언젠가는 가리라 마음 먹고 있었고, 그 일정에 신청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당일 내 컨디션은 좋지 않았다. 여름 감기에 걸려 기침과 미열이 있었다. 그래도, 취소하면 만나기 힘든 일정이라 쌀국수 한그릇 먹고 참가했다.

    영양학과 NVC를 결합한 책 정말 배고파서 먹나요? 작은책이었지만 담고자 하는 메세지는 확실해서 좋다.

    강의 주제는 정말 배고파서 먹나요? 이 책을 쓰신 실비아 선생님께서 직접 진행해주셨다. 물론 순차통역을 캐서린 선생님께서 해주셔서 좋았다. 캐서린 선생님께서는 비폭력대화를 한국에 들여온 분이고, 비폭력대화 강의에서 자주 등장하는 분이시다. 이 날 실제로 뵙게 되어서 영광이었다.

    강의 첫 시작을 이 강의에 참여한 사람들의 욕구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자신의 식습관 문제나 자녀들의 식사지도 문제 등이 나왔고, 나와 같은 경우는 일할때 커피를 끊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했다. 일단 다 들은 후 그 문제뒤에 숨은 욕구를 실비아 샘은 적어주셨다.

    식습관 문제 뒤에 숨은 욕구들

     

    먹기는 단지 신체에 필요한 에너지를 채워주는 수단을 넘어선지 오래다. 적고 보니 사랑받고 싶은 욕구를 먹기로 풀기도 하고 이완, 쉼, 즐거움, 편안함 등의 욕구를 채우는 수단으로 먹기를 한다. 그런데, 이 먹기가 비정상적이 되면 현대인들을 괴롭히기도 한다. 나 같은 경우엔 20대때 사랑받고 싶었고 그러지 못한 이유를 몸이 예쁘지 않아서라 생각해 먹기에 죄책감을 느끼다가 폭식하는 문제가 있었다. 그것은 궤양이라는 질병으로 고생한 후에야 없어졌고, 지금은 커피를 마시면 잠을 잘 못자는걸 알면서도 커피를 끊지 못한다는 것이다. 커피 뒤에 숨은 내 욕구는 rest, relaxation(이완)이 나왔다. 특히, 이완은 프로그램을 짜면서 긴장하는 나에게 필요해서 그 욕구를 커피로 채우려 했다는걸 알게 되었다.

    이날, 쉬는 시간에 실비아 샘께 다가가 영어로 내 깨달음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선생님께서는 내 말을 경청해주셨으며 적절한 반응을 보여주셨다. 수업이 끝난 후, 메일 보내도 되냐고 물었다. 강의 이후에 내 실천상황을 나누고 싶다고. 선생님께서는 흔쾌히 승락해주셨다. 이날 몸은 피곤해도 행복했던게, 성장과 연결의 욕구가 채워져서 였다.

    돌아와 이 책을 정독해 봤는데, 마음을 울리는 문구들이 많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몸과 습관적으로 전쟁을 하고 있다. 자신이 그렇게 대우 받고 싶지 않고 혹은 어떤 사람에게도 그렇게 하지 않을 방식으로 자신을 대한다. 우리는 폭식을 하거나 혹은 자신에게 음식을 위협적으로 거부하면서 우리 몸의 욕구를 충족시켰다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 자신의 욕구나 자신의 몸과의 관계나 유대를 더욱 깊게 하는 대신 갈등 자체와 관계를 가지게 된다. "해야만 해" "하지 않으면 안돼" "할 수 없어" "할 수밖에 없어" 같은 말들은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없게 만든다.

    자신과 자신의 욕구를 존중할 줄 알게 되면 자신의 건강한 몸에 대해서도 존중을 할 줄 알게 될 것이다.

    질책이란 마음속에 반항을 일으키는 선전포고의 소리와 같다. 질책은 아무리 좋은 이름을 붙이더라도, 당신을 평가하고 비판하는 것을 말한다. 그것은 또한 강요하고 저항하기의 싸이클을 돌아가게 할 뿐이다.

    그대신 자기수용과 자기공감은 강력한 전환의 길을 열어준다. 자신에게 연민을 가지고 공감하는 대화법은 평소라면 자신을 포기하고 자신에 대한 비판과 부끄러움으로 정신없이 감자칩이나 아이스크림을 먹게 될 아주 위험한 순간에도 자신과 연결을 놓치지 않도록 해준다.

     

    강의 내내 비판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다고 말씀하시던 실비아 샘 말이 생각났다. 그리고, 어릴때부터 우리는 어떤 외부의 사회적 기준에 맞추느라 우리를 질책하는 습관이 들었지 않았나싶다. 그것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의 문제였다. 그러니 비폭력대화가 나오지 않았을까? 그 나 자신을 질책하는 습관을 평생 가지지 않고 이제서야 새로운 습관을 가질 기회를 만난게 감사했다. 급하지 않게 그리고 꾸준히 연습하려 한다.

     

    '나는 괴로워. 슬프고 외로워서 죽도록 위안이 필요해. 위안을 얻는 방법은 여러가지야. 초콜릿은 그중 하나일 뿐이야. 친구하고 등산을 가면 즐겁겠지? 미술 도구를 꺼내 한20분 그림을 그리면 어떨까? 건강하고 조화로운 삶을 소중하게 여기면서 내가 지금 가장 즐길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일까?'

    일생동안 초콜릿을 사랑했던 나는 기분이 나쁘거나 외롭거나 짜증이 나면 초콜릿에 빠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초콜릿은 나를 달래주고, 기운을 차리게 하고, 편안하게 해주었다.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우리가 해야 할일은 그 느낌과 머물면서 자신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야 한다는 것을 잊지 쉽다. 그렇게 하는것보다 무언가를 먹는 편이 훨씬 쉽기 때문에 중독이 문제가 된다. 어떻게 충동적인 식사의 순환고리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 그것은 스스로를 비난하고 강제로 박탈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음식을 먹기 전 잠시 멈추는 것이다.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말이다.

     

    충동적으로 잘못되게 먹는것보다 일단 멈추고 기분나쁨에 머물면서 진정한 욕구를 알아내라고 제안하고 있다. 기분나쁠때 이유가 있다. 무슨 욕구가 억눌러졌거나 좌절되었을때 기분이 나쁘니까. 나 같은 경우는 피곤한데 강제로 일하게 하려고 초콜릿을 먹었다. 문제가 안풀릴때 지혜가 필요한데 초콜릿과 빵이 마치 해답을 줄것 같은 착각으로 사기도 했었다. 외로울때도 먹는것에 빠져서 먹는 맛에 집중하고 외로움을 잊으려 하기도 했다. 

    여기서 말하는 멈춤은 단지 먹기에서만 해당되지 않는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말하니까. 비폭력대화식으로 말하기를 바꾸려면 멈춤과 다시 생각하기가 필요하다. 진정한 감정을 알고 그 뒤에 숨은 욕구를 알아야하니까. 그 과정이 바쁜 생활을 유지하려면 성가시기도 하다. 결국, 내가 회복해야할것은 여유와 고찰이라는걸 비폭력대화 연습을 하면서 느낀다. 실비아 샘도 무슨 이야기를 하면 그 이야기를 음미하듯 여유있게 듣고 욕구를 살펴주셨다. 저런 멈춤이 일상에 잔잔하게 깔아놔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네가 정말 원하는 것이 뭐니? 그것 때문에 더 이상 너를 때리지 않을 테니 내게 그냥 말해봐."

    "누가 나를 달래주면 좋겠어. 사랑받고 싶고, 만족감을 느끼고 싶어."

    유전으로 인해 비만이 될 위험성은 25퍼센트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가 아이의 어떤 점이 바뀌기를 바란다면, 우선 우리 자신을 잘 돌아보고 우리 안에 바로 그 점을 고쳐야 할 것이 아닌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 칼 융

    돈이 인간을 더 행복하게 해주는것이 아니다. 풍부한 재원은 필요한 것을 갖게 하고 많은 일들을 쉽게 할 수 있게 하지만 어떤 순간 행복한 느낌을 갖느냐는 경우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날씬한 몸매가 자동적으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지는 못한다.

     

    정말 원하는게 뭐니? 라는 질문은 비폭력대화를 배우고 업무에도 가족간의 대화에서 많이 쓰곤 했다. 그걸 알면 곁가지 치는 대화는 할 필요가 없어서 좋았다. 음식을 먹을때도 음식 뒤에 숨은 욕구가 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싶어졌다. 일방적으로 돈과 날씬한 몸매를 좋아했었다. 그걸 가진 사람들이 행복해보였다. 결국 나는 행복하기를 원했던거다. 지금은 돈과 날씬한 몸매가 없어도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다. 그 둘은 추구하다보면 점점 눈이 높아질 뿐이지 만족 못하는 갈증나는 목표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운동은 여러가지 형태로 신체적으로나 감정적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데 큰 효과가 있는 핵심적 요소다. 적당한 운동이 식욕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엔돌핀의 분출도 경험하게 되는게 그로 인해 신체적으로 허기를 느끼지 않으면서도 음식으로 충족하려던 위안이나 돌봄에 대한 느낌을 갖게 해준다. 따뜻한 보살핌은 또 다른 따뜻한 보살핌을 가져오는 것이다.

    운동은 건강과 균형을 가져다주는 열쇠다. 어떤 전문가들은 지방보다 균형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운돈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즐겁게 할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다. 

    운동을 할 때 신체적, 정신적 양면, 즉 몸과 마음의 연관성을 염두에 두고 하라고 권하낟. 운동에 온전히 집중하며 반복적이 ㄴ운동을 통해서 전해져 오는 신체적 반응과 변화를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몸이 당신에게 하는 말에 귀 기울여보기 바란다. 운동을 하면서 원하는 안전과 재미, 일관성, 즐거움의 욕구를 충족하고 있는지 자신에게 물어보라. 

     

    건강하게 먹으려면 운동도 해야하는다는걸 배웠다. 운동으로 식욕을 떨어뜨리고 위안과 돌봄의 느낌까지 갖게 된다니..예전에 조깅할때 가끔 느껴 본 러너스 하이가 생각났다.

     

    허기가 지고 배가 많이 고플때까지 기다리지 말기 바란다. 배가 고프면 몸 속에 세르토닌이 매우 낮아져서 더 많은 양을 먹어야만 포만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보상하는 심리로 더 먹게 되고, 같은 자리에서 더 많이 먹게 된다.

    불행하게도 인간은 대체로 비판의 말을 들으면 바꿔볼 마음이 잘 생기지 않는다.

    NVC의 핵심은 연결이다.

    선택해서 먹는 것은 하나의 과정일뿐만 아니라 축복이며 사회운동이다. 더 깊고 큰 사랑으로 당신의 몸을 보게 될 것이다. 우리 안에서 생동하고 있는 것을 듣고 그것과 연결한다.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장 힘이 있는 권위자는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결국 나와의 연결이 끊어지면 우리는 습관대로 주변의 분위기대로 살게 된다. 비폭력대화는 단지 대화스킬이 아니라 그 전에 나와의 연결이 선행되어야한다. 먹기에도 나와의 연결후 먹어야 내 몸을 더 잘 보살필 수 있다는것이다. 보살핌안에서 우리는 에너지를 얻는다.

    또한, 이날 강의에서 자율성에 대한 욕구도 인상깊게 들었다. 말못하는 아기도 자율성이 침해되면 식이장애가 올 수 있다고 한다. 살다 가끔 기분 나쁜일이 있었는데, 살펴보니 내 자율성이 침해되었을때 였다. 나만큼 자율성이 중요한 사람도 없는데 말이다. 누가 시켜서 한 일보다 내가 좋아서 하는일을 더 잘하는 나이다. 물론 다른 사람도 그렇겠지만 말이다. 자율성이란 욕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수 있어 좋았다.

    결국 내 자신에게 내가 가장 중요하다. 나의 몸과 마음을 보살필 의무와 책임이 있다. 그런 나와 연결될 기회를 주는 비폭력대화가 재밌어지기 시작했다. 기대보다 많은걸 얻고온 강의였다.

    비폭력대화 강의는 항상 꽃을 가운데 두고 진행한다. 자연과 가까워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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