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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ut of London]명소가 아닌 일상의 매력, Bedford(1)
    버킷리스트 실행보고 2016. 11. 11. 21:05

    당신의 여행에 대한 가치관은 어떠한가?


    남들이 다 가는 유명한 명소에 가서 인증샷을 찍는다. 때로는 나보다 명소의 배경을 강조해서 찍어 이 점이 과연 나인가 구별이 안될때도 있다. 수학여행부터 그랬다. 일정표를 보면 한번은 들어본 곳에 아침일찍일어나 도착해서 기념사진을 찍고 내려온다. 사진 한귀퉁이에는 글자도 박여있다. "OOO방문기념"


    나에겐 이런 여행은 숙제같았다. 방학숙제 목록표를 보고 숙제 하나하고 선 긋는듯한. 난 여행가서 쉬고 싶었다. 복잡하다하면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럽다는 서울에서 살고 있는 나다. 비행기까지 타고 가서 굳이 복잡한 명소를 찾아다닐 이유가 하나도 없다. 여유있고 자연 예쁜곳에서 나무늘보처럼 뒹굴거리고 싶은게 내 여행의 욕구였다.


    이런 바램을 알아서인지 내 친구는 런던외곽에 있는 Bedford에 초대해주었다. 물론 여기는 관광명소가 아니다. 여행사에 가서 "Bedford가 그렇게 좋다면서요. 거기 어떻게 가요?" 하면 자세히 말해줄 직원이 있을까? 옥스퍼드대학이나 캠프리지 대학이나 해리포터 체험관이 아닌이상.


    그런데, 난 유명하지 않아서 좋았다. 사람들도 별 없을것이고 한가할것이고 느그적느그적 게으르게 돌아볼수 있을것이다. 딱 내가 원하는 스타일이다.


    St.Pancras역에서 기차 타고 Bedford로 갔다. 친구 아파트는 다른 용도로 쓰던 건물을 개조한것이라는데 깨끗하고 아늑했다. 나는 여기에서 완전 골아떨어졌다. 런던 뮤지컬 보고 완전군장하고 1zone을 걸어다녔더니 중간에 한번 깨지 않고 아침10시까지 잤다. 마침 일요일 아침이었다. 느지막히 아침을 챙겨먹고 산책에 나섰다. 조금만 가니 백조들이 우아하게 헤엄치는 강가가 나왔다. 친구말로는 백조들은 식탐도 많고  이미지를 깨는 행동을 많이 한다는것이다. 머리를 쳐막고 강에서 무얼 찾는 백조의 엉덩이가 돼지의 그것처럼 보였다. 백조와 오리, 큰 나무와 푸른 잔디밭. 그 옆에 있는 Swan hotel. 저 호텔에 묵으며 아무 생각없이 산책하며 며칠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곳이었다. 재밌게도 Bedford에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있어서 중간중간 기념탑도 있었다.



    이것이 백조의 강



    우아하게 헤엄치지만 뭍에서는 그냥 오리 같이 보인다.




    바로 풍경화네




    오리와 백조들의 해바라기



    며칠 묵었으면 싶은 SWAN Hotel. 백조들도 묵고 싶은가보다.





    신기하게 한국전쟁 참전용사비가 있었다.



    산책을 끝내고 친구남편의 차를 타고 Broham Mill & Cafe에 갔다. 옛날 물방앗간 자리를 개조해서 Cafe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런이런..이런건 슈페르트 가곡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에 나오는 그 물방앗간 아닌가! 당연히 지금은 밀가루를 빻고 있지는 않지만 힘차게 흐르는 물소리며, 예전에 쓰던 방앗간 도구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이것이 영국의 물방앗간!





    사람이 커서 그런가 기구들도 크다.




    아래층에는 간단히 티타임을 즐길수 있는 카페가 있었다. 셋이서 다 다른 메뉴를 시켰는데도 직원의 얼굴은 너그러웠다. 차를 마실수 있는 공간 옆에는 지역주민들이 만든 예술작품들이 있었고, 기증받은 장난감들도 있었다. 하나를 기증하고 하나를 가져가는 시스템이었다. 여러가지 유인물들도 놓여 있었는데 지역사회 주민들의 정서적 안정을 위한 one-day프로그램이 있었다. 숲속에서 차마시고 나무제품 만드는것 같은. 그 카페 자체가 지역사회 주민들의 참여로 만들어지고 있었다. 요즘에 우리나라에도 일반 주택단지에 커뮤니티 센터들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런곳에서 따왔나 싶었다.



    각종 수공예품이 전시되어 잇었다.




    정원에 나무를 심고 표시해두는 용도의 돌




    내 사랑 스콘. 여기서 맛나게 먹다.




    내가 하나 가져가면 하나 가져올수 있다.



    탐났던 양면 인형






    영국 사람들은 부엉이를 정말 좋아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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