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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여행]브라이튼과 세븐시스터즈(1)버킷리스트 실행보고 2016. 10. 2. 20:49
런던에 온지 2번째 날. 이날부터 난 혼자 다니기로 했다. 친구의 추천으로 브라이튼에 있는 세븐 시스터즈에 가기로 했다. 구글맵을 찾아보니 Victoria역에서 Brighton행 기차표를 사서 간다. Brighton역 앞에서 세븐시스터즈 가는 길은 자세히 조사 안했다. 막연히 많은 사람들이 세븐시스터즈에 가겠지. 난 그 사람들 쫒아가면 되겠지. 이렇게만 생각했다. 내 낙천적인 생각이 운 좋게 맞아떨어졌지만, 나중에 내 이야기를 들은 한국 사람들은 나보고 대단하다 그런다.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도 말 잘 거는 내 성격으로는 이렇게 가도 다 찾아가지더라.
여하튼, 아침 8시반경 집을 나섰다. 내가 있는 Teddington은 런던의 5 Zone으로 중심가와 한시간정도 거리가 있다. 덕분에 숙박료는 쌌지만, 교통비는 좀 들었다. 버스와 지하철을 좋아하는 나로선 대중교통을 타고 중심가로 들어가는 방법도 나쁘진 않았다.
런던 지하철 노선표 1-6 Zone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 zone 이동여부에 따라 금액이 달라진다. 1 zone이 제일 중심가며 유명 관광지는 거의다 여기에 있다. 당연 숙박비도 1zone이 비싸다. 라는 5zone에 있는 Tedding 국철과 가까운 곳에 숙소를 정해서 숙박비를 아꼈다.
Vicoria역에 가기 위해선 지하철을 타야한다. 숙소 바로 앞 33번 버스를 타고 Richmond역까지 갔다 금요일 아침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탔다. 구글맵을 보면 버스 정류장까지 나오기 때문에 내가 어디까지 왔는지도 가늠할 수 있다. 난 Eton Road에서 내려 도보로 5분 거리에 리치몬드 역이 있다.
구글맵으로 찾은 런던버스 33번 노선표. 정거장 이름옆에 (Stop G)로 추가 표시가 되어 있는데
버스 정거장 이름이 같고 서로 다른편에 2개가 있을수 있어 별도의 표시를 해둔거다.
디테이함이 돋보인다.
한참 구글맵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옆자리에 할머니 한분이 앉으셨다. 할아버지가 타면 자리도 양보해드리려고 하고(할아버지는 reject하셨다) 친절해보였다. 말을 거니 그때부터 할머니와의 수다가 시작되었다. 이탈리아 첫 수업을 들으러 가시는데 지각이라고 하셨다. 내가 오늘 런던여행 2일째고 브라이튼에 간다고 하니 오우~ 감탄사를 내뱉으셨다. 브라이튼이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로망이라고 하더니.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까, 당신 조카가 한국에서 산다고 했다. 한국엔 산이 많아 한국사람들은 산 타기에 익숙한데, 여기 오니 산이 없어 서양사람들이 등산을 왜 싫어하는지 알것같다. 이탈리아어는 로맨틱한 언어이고 새로운 언어를 배우면 뇌에 좋다는 멘트 해드리고, 우리 엄마도 새로운 언어 배우고 싶어 한다 하니까 어머니는 몇가지 언어를 하실줄 아냐고 물어보신다. 우리나라나 외국이나 할머니들은 참 사람에게 관심많다.
재밌는 수다타임이 끝나고, 할머니랑 같이 Eton Street에 내렸다. 사람들 거의 대부분 한적한 골목으로 들어가더라. 리치몬드역으로 가는 지름길이었다. 할머니가 오늘 돌아오냐고 묻더니 돌아올때는 이 길 말고 큰길로 가라고 한다. 밤에는 이 길이 좁고 어둡다고. 참 세심한 배려를 해주셨다. 리치몬드 역에서 할머니와 굿바이를 하고 난 처음 영국 지하철을 탔다. 오이스터 카드는 전날 숙소근처 신문 가판대에서 20파운드 top up을 해둔 상태였다. 리치몬드 역은 국철과 overground노선까지 지나가는 복잡한 역이지만, 친절한 런던사람들의 배려로 무사히 지하철을 탔다.
리치몬드 지하철역. 국철과 overground 노선도 있는 큰 역이다.
Brighton가는 왕복 기차표. 봐라, 플랫폼 번호는 없다. ㅠㅠ 아마 변동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이렇게 한듯.
그럼 안내전광판을 열심히 봐야 하는데, 나 몸만 고생했다.
브라이튼 가는 국철. 난 물론 First Class 안 탔다.
드디어 victoria 역에 도착. 이때부터 나의 좌충우돌이 시작되었다. 여기와서 보니 내가 주변을 살피거나 생각을 덜하고 움직인다는걸 알게 되었다. Ticket이라는 표시가 되어 있고 사람들이 줄을 서 있길래 따라 섰더니 오이스터 카드 충전하는 줄이었다. 빅토리아역 광장으로 나와 국철 기차표 자판대를 찾았다. Brighton을 입력하니 여러가지 옵션이 뜬다. off peak time과 any time. 이게 뭔지 몰라 진행을 중단하고 역무원에게 물어봤다. 어느 시간대에 타는지에 따라 요금이 달라진다는것. 다행히 나는 peak time을 피해서 역이 와서 off peak time으로 왕복 열차표를 끊었다. 이제 플랫폼을 찾아 타기만 하면 되는구나. 그런데, 기차표에 플랫폼 번호는 표시되어 있지 않았다. 나는 무작정 사람들 따라 어느 플랫폼에 들어갔다. 왠걸 왜 이렇게 한적한지. 다시 역무원에게 물어보니 잘못 들어왔다고 다시 입구로 가서 물어보란다.
입구에 가니 역무원이 문을 열어주며 platform 15번으로 가란다. 그제서야 platform 15번 이후 표시가 눈에 들어온다. 열심히 갔더니 계단이 나온다. 열심히 올라갔더니 쇼핑몰들만?! 다시 계단으로 내려와 보니 계단옆에 플랫폼으로 향하는 길이 있었다. 입구에서 염려되어 역무원에게 나 아까 5 플랫폼 들어갔었어요. 하니 괜찮다고 그냥 들어가란다. 마침 어느 동양인 모녀가 저 기차가 브라이튼 가나요? 물어보며 뛰어 타길래 나도 얼른 따라 탔다.
낯선 장소에 왔으면 신중히 표지판을 살피고 다녀야 하는데, 난 완전히 좌충우돌이다. 장형처럼 몸이 먼저 나간다. 그래도, 친절한 런던 사람들때문에 무사히 브라이튼행 열차를 탔다. 기뻐라.
나중에 돌아와 내가 왜 이리 헤맸는지 보려고 빅토리아 역을 사진 찍어두었다. 이제보니 저기 안내 전광판이 있네. 저게 왜 눈에 안보였지?
플랫폼 15로 가는 길 옆에 있는 Victoria Place. 돌아올땐 Victoria Place옆으로 문이 되어 있어서 금방 길을 찾았다.
아침에 헤맨 보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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