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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꾸준한 영어공부 : 서울에서 외국인 친구 사귀기
    버킷리스트 실행보고 2013. 3. 10. 14:40

    많은 사람들이 영어공부를 한다. 하지만, 그 동기는 다르다. 나같은 경우 대학다닐때는 취직하기위해서였다. 그런데, 인터넷이 생기면서 동기가 달라졌다.

     

    난 어릴때부터 이국적인 것을 좋아했다. 외국여행을 하고 싶었고, 새로운것을 접하고 싶었다. 하지만, 내 상황은 외국을 나갈 기회가 없었다. 꿩대신 닭이라고 한국에서 외국친구 사귀기로 했다. 사람을 알면 그 사람의 세상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시작을 인터넷 펜팔로 시작했다.  결국 펜팔을 위해, 외국친구를 사귀기 위해 영어를 시작했다.

     

    영어공부를 하게 되니 영어로 된 글을 읽을수 있었다. 영어로 된 글에는 더 넓은 세상이 담겨 있었다. 내가 아는 세상이 넓어지는게 좋았다. 이제까지 사귀어본 내 외국인 친구들을 소개해볼까 한다.

     

     

    1. I shoud study English more. I am sorry.

     

    첫번째 펜팔은 파키스탄계 호주인이었다.

    그의 직업은 교수님이었다. 펜팔을 주고 받은지 얼마 되지 않아 그는 한국에 방문했다.

    가족까지 있는 아버지였지만, 놀랍게도 그는 나를 만나고 싶어했다. 나는 그때 겁많은 20대 중반이었다.

    그가 전화를 했다. 들어보니 있는 장소도 가까운 대학이었다. 만나자 했지만, 나는 내가 영어를 못하는게 두려웠다. 결국 전 영어공부를 더해야해요...하구선 다음에 만나자 하고 거절했다. 나중에 영어공부를 더하고 나서는 그냥 그를 보낸게 아쉬웠다. 하지만, 첨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2. Korean subway is convenient.

     

    영어카페를 다니며 영어 회화 실력을 차차 늘려갔다. 어느날, 미국남자와 결혼한 아는 동생이 서울가이드를 부탁했다. 홍콩계 런던인. 그는 에니메이션을 좋아했다. 종로에 있는 상가에서 값싼 DVD를 사는걸 도와줬다. 한강을 안내해줬다. 템즈강이 어떠냐고 물어봤다. 더럽다는 그의 대답. 그는 여러가지로 칭찬을 많이 해줬다. 서울은 교통이 무척 편리하다고. 하지만, 이때도 나는 좀 얼었다. 좀더 친절하게 가이드 못해준게 지금도 맘에 남는다.

     

    몇년후, 서울가이드의 기회가 한번더 왔다. 이 친구는 대만인 대학생 U. 관광학과에 다녀서 몇개국어를 배웠다. 이친구와 비원, 광화문 광장, 청계천을 갔다. 직장에 갖혀지내다 관광객 모드가 되어 다니는 서울은 다르게 보였다. 비원의 숲이 이렇게 울창한지, 광화문 광장의 역사연보가 이렇게 자세한지 서울시민인 내가 서울을 다시 알게 되었다. 일상으로 접하는 서울과 관광으로 접하는 서울. 이 차이는 정말 크다.

     

     

     

    3. I know a Korean woman. She was kind and good.

     

    내가 영어공부를 꾸준히 하는걸 보고 영어과외가 들어왔다. 그때 가르쳤던 중학생에게 영어 펜팔을 제의했다. 가르치기 위해 펜팔사이트에 나도 가입했다. 그 사이트는 꽤 유명한지 나에게도 몇 개의 메일이 왔다. 외로운 외국인 남자들이었다. 내용이 깨끗하지 않아 그냥 흘려보냈다. 어느날, 미국에서 한 여자분이 보낸 메일이 왔다. 그녀는 대만인이며, 남편을 따라 잠시 미국에 와있는 상태였다. 대만에 있을때 한국여자를 알게 되었는데, 그녀가 무척 친절해서 나에게 메일을 보내본다 했다. 그녀의 영어문장은 아름답고 탄탄했다.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이들을 키워놓고 언젠가 서울에 놀러오고 싶다고 했다. P, 그녀는 지금 나의 페이스북 친구이다.

     

     

     

    4. Everything is the same.

     

    난 어린이집에서 일을 했다. 교사가 아니라 사무장 역할을 했다. 영어를 쓰는 환경이 전혀 없어 때로는 따분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날, 직장동료들이 나를 불렀다. 외국인 여자분 2분이 왔는데 어린이집을 보고 싶어하는것 같다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근처 대학교에 그녀의 남편들 연수가 있어 머무르다, 자신의 직업이 유치원 선생님인지라 한국 유치원을 들러보고 싶어 왔다고 했다. 교실로 안내하고 소개를 했다. 한국 어린이집 교실은 몇개의 영역으로 나뉜다. 소꿉영역, 블럭영역, 과학영역, 음악영역....이 말을 했더니 미국에서 온 그녀의 말

     

    "Everything is the same."

     

    아마도 처음 어린이집 시스템을 만들때 미국자료를 많이 참고한거 같다고 했다. 그 후, 그녀는 post mail 교환을 제의했다. 어린이들의 작품을 서로 교환하고 친구로 지내자고. 한분은 미국 애틀란타, 한분은 그리스에서 오셨다고 했다. 미국-그리스-한국...이렇게 세 나라의 국제교류! 생각만 해도 재밌어서 그러자고 했다.

     

    시간이 지난후, 그리스쪽 선생님의 연락처는 끊어졌다. 반면 미국 선생님은 지금까지도 연락을 취한다. 그녀는 거의 20여년 넘게 유치원교사를 해오셨다. 내가 어린이집에서 힘든일이 있을때, 메일로 조언을 구하면 답을 해주셨다. 그녀는 유대인이었는데, 짧은 문장안에 지혜가 넘쳐났다. 나는 지금도 그녀를 나의 인생 멘토로 여기고 있다. 국적은 달라도 그녀의 말대로 같은 것은 많았다.

     

     

     

    5. Seoul is a global city now.

     

    대만에서 관광학을 전공하고 지금은 호텔에서 일하는 U, 미국에서 돌아와 지금은 대만에서 영어학원을 운영하는 P, 애틀란타의 충실한 유대인 유치원 선생님 C... 이들은 외국에 나가지 않고 서울에서 알게된 외국인 친구들이다. 페이스북으로 이들과 연락하고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눈다. 물론 영어로. 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영어를 꾸준히 안할수가 없다. 사전도 찾아보게된다. 이들은 나의 영어선생님이자, 너른 세상으로 안내해준다. 이들은 언젠가 서울을 다시 오고 싶어한다. 그때가 되면 어설푼 나의 서울가이드실력을 내려놓고 좋은 가이드가 되고 싶다. 서울을 좀더 알고 싶다. 이제 봄이 오면 서울을 돌아다니며 그들에게 보내는 영어편지를 쓰려한다. 나도 언젠가 대만에, 미국에 놀러갈수도 있겠지.  영어공부를 통해 너른 세상을 알고 싶은 나의 버킷리스트 실행은 계속될것이다. 한국은 좁지만, 세상은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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