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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이킹하는 상담가 되기 : 1번째 실행보고
    버킷리스트 실행보고 2013. 3. 4. 03:04

    나의 직업은 상담가이다. 갓 명함을 파고, 이제 막 경력을 쌓아가고 있다. 관심분야는 어린이, 청소년과 부모사이의 소통을 도와주는 것이다. 이 중 어린이의 마음을 열고 싶었다.

    아동 호스피스 전문가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가 나의 어린이 상담의 롤모델이다. 그녀의 책 "Death is of vital importance."에 Lorrie라는 글이 나온다. 뇌사상태에 빠진 엄마. 그녀를 돌보는 아빠. 부모의 부재를 메꿔주는 고모. 그리고 어린 소녀 Lorrie가 나온다. 어른들 누구도 Lorrie에게 엄마의 상태를 알려주지 못한다. 아이에게 죽음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핑게로. 하지만, Lorrie는 이미 알고 있다. 엄마의 부재때문에 학교생활에서 여러가지 문제점을 보인다. 결국 로스 박사가 이 아이를 만나 상담을 하기로 했다.

    이 책은 로스 박사의 강연을 담고 있다. 모두 그녀의 육성을 글로 옮겨놓은 것이다. 물론 Lorrie의 이야기도 그녀의 구어체로 쓰여져 있다.

    Lorrie를 우리집에 데려와 처음 한 일은 난로가에 앉히는 거지요. 그리고, 쿠키와 코카콜라를 줬어요. 여러분들 가운데 어린아이에게 몸에 나쁜 코카콜라를 줬다고 뭐라 하시는 분이 계실까봐 말씀드려요. 몸에 나쁠수는 있어도 코카콜라가 아이들의 마음을 열때 최고라는. 애들 몸에 좋은 건강음식은 어느정도 친해진 후에 줘야해요. 첨부터 넌 건강음식을 먹어야해. 라고 하면 아이들은 마음을 안 열죠.

     

    아쉽게도 이 책이 없어 그 원문을 옮기지 못하지만, 이런 식으로 적혀 있었다. 난 그때 생각했다. 어린이를 상담한다면 쿠키를 구워주겠어.

    몇년동안 상담공부를 한 후, 어린이를 상담할 기회가 왔다. 나는 내 결심대로 쿠키를 구웠다. 진저브래드 쿠키. 형태만 구워가고, 사람 눈,코,입을 그리는것은 어린이에게 맡겼다. 갈색, 흰색, 분홍색의 초코펜을 쥐어주니 아이들 맘대로 쿠키위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관찰하며 그 아이의 성격또한 짐작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맛있는 쿠키를 가져온 나에게 호기심을 가지고 대답을 잘해주었다.

     

    크리스마스때 구운 진저브래드 쿠키. 내가 상담한 아이는 이것보다 훨씬 상상력 풍부하게 그렸다. 그걸 못 찍은게 아쉽군.

     

    베이킹을 하다보면 왠지 마음이 편해진다. 말랑말랑한 반죽을 만지고, 맛있는 빵굽는 냄새가 난다. 갓 구운 쿠키나 파이를 사람들과 나누다 보면 왠지 더 친해진다. 좀 귀찮아도 베이킹에 능숙해지고 싶다. 자고로 맛난것 주는 어른을 싫어하는 아이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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