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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안에 대해
    에니어그램 컬럼 2016. 11. 15. 21:37
    불안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인간은 불안하다. 원시시대에는 야생동물과 자연재해의 공격에 불안했고, 현대에는 불안한 뉴스와 노후때문에 불안하다. 불안은 하루에도 수십번씩 마음속에 들어왔다 사라진다. 때로는 꿈속에 악몽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모든 사람들이 불안을 경험하지만, 에니어그램에서는 불안은 주로 머리형들의 이슈다. 감정형과 장형이라도 머리형 에너지가 있으므로 불안을 느끼지만, 머리형들의 머리속에는 불안이 다른 사람에 비해 많다.


    5유형 : 많이 알지 못해 무능할까봐 불안하다.

    6유형 : 갖힌 생각(고정관념)속에 살아 안내받지 못할까 불안하다.

    7유형 : 고통과 박탈을 경험할까봐 불안하다.



    불안은 주로 미래(앞으로 일어날 일)을 걱정하는 에너지이다. 불안에 휩싸이면 머리형들은 다음과 같은 증상을 보인다.



    5유형 : 과도한 생각과 지식의 수집. 현실과 고립되어간다.

    6유형 : 편집된 생각으로 좁은 시각으로 세상 바라보기. 나를 지켜줄 안전막을 과도하게 찾는다.

    7유형 : 과도한 쾌락으로의 회피와 문제로부터 도피



    요즘 공황장애라는 질병이 있는데, 뇌속에 불안을 감지하는 장치가 고장나 생기는 병이라고 한다. 이처럼 불안을 잘 다루지 못하면 육체적인 병으로도 발전된다. 불안과 연결된 장기는 신장이기도하다. 걱정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 신장이 나빠지기도 한다. 


    무언가 중요한 결정을 할 때 불안하거나 우울하면 판단하지 말라는 말도 있다. 불안과 우울은 우리가 세상을 보는 시야를 좁게 만들어 현명한 판단을 하지 못하게 만든다. 하지만, 불안은 우리에게 필요해서 생긴것이다.


    불안을 좋은 불안과 나쁜 불안으로 나누어볼 필요가 있다. 좋은 불안은 현실에 기반해서 논리적으로 생각해 앞으로 일어날 일을 걱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간은 누구나 노화된다. 그러니, 노후를 걱정하는 것은 좋은 불안이다. 단, 걱정하는것에 그치지 말고 현실적으로 대비를 해야한다. 저축하고, 노후에 놀 친구도 미리 사귀어 놓고, 노후에 할수 있는 일에 대한 준비도 한다. 이런 좋은 불안 때문에 우리는 유비무환할수 있다. 불안을 이용한 직업들도 있다. 재정설계사, 보안업체, 전략을 짜는 사람들이 위험과 불안을 논리적이고 현실적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나쁜 불안도 있다. 갑자기 자연재해가 나거나 근거없이 전쟁이 날까봐 두렵다고 하는 등 일어날 가능성이 지극히 적은 일에 대한 불안이다. 또한, 내가 대비할수 없는 일에 대한 과도한 걱정이다. 내일 수술을 하기로 했는데, 아프고 고통스러울까봐 걱정된다. 이것은 내가 의사가 아니고 감각을 마비시키지 못하는 이상 어쩔수 없다. 하늘에 맡기고 걱정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평생 나와 살아온 불안은 하루아침에 없어지지 않는다. 나도 모르게 불안과 걱정에 쌓여 지낸다. 그래서, 우리는 불안을 다루는 법을 연습해야한다. 먼저, 내가 현재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한다. 여기서 말하는 인식이란, 제3자의 입장에서 내 불안을 보는 객관화를 뜻한다. 불안에 휩쓸려 가는것이 아니라 여유있게 지켜보는 것이다. 만약, 대비할수 있는 불안이라면 구체적으로 준비하면 되고, 그렇지 못하는 불안이라면 내맡기는게 현명하다. 종교가 있다면 신에게, 혹은 걱정인형에게. 그건 내가 아무리 생각하고 생각해도 어쩔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여기서 그만 걱정하고 불안해하자.”하고 내 자신에게 말하는것이다. 이런식으로 불안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아니면, 가까운 사람들에게 나의 불안에 대해 말한다. 외부로 말하지 않는 생각속의 불안은 그대로 두면 커지고 커진다. 불안이 나 자신을 집어삼킬정도로. 일단,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고 나면 불안이 좀더 객관화된다. 친구가 불안에 대비할 지혜를 줄수도 있고, 자기도 그렇다고 불안을 이해해줄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불안의 상태가 변한다. 제일 안 좋은 것이 체면이나 부끄러움 때문에 혼자 불안해 하는 것이다.


    불안의 객관화를 잘 보여준 노래를 발견했다. 


    송민호의 겁 : 이 노래는 본인의 불안에 대한 고백으로부터 시작한다.








    아니면, 불안과 함께 머무르고, 불안을 받아들인다. 불안은 회피하면 회피할수록 커진다. 국민MC 유재석을 보면 6유형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 특히, 초창기 데뷔했을때 그는 카메라울렁증이 있었다. 카메라만 돌면 불안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긴 무명시간을 보냈는데, 그 과정동안 불안을 다루는 법을 배운 것 같다. 그는 불안을 모두 유머로 받아들인다. 사람의 불완전함을 있는그대로 이야기한다. 무명의 그가 빛을 발하기 시작한 토크박스를 보면 자신이 불안이 많아 찌질한 행동을 했던 이야기를 가감없이 이야기한다. 해수욕장에 놀러갔다가 여자깡패들에게 당한 이야기며, 돈이 없어 1000원어치 주유했다가 “여기~ 천원이요~” “천원 출발~”이라고 주유원이 말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재밌다. 실제로 6유형은 불안 때문에 엉뚱한 행동을 하기도 하는데 이것을 가볍게 받아들이면 불안과 함께 잘 머물수 있다. “나는 불안해선 안돼. 떨어서도 안돼. “이러면서 불안을 지배하려하면 할수록 더 다루기 어려워진다. 


    유재석 에피소드 중 밤새 파르르 떠는 소리에 놀라 잠못잤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선풍기바람에 날리는 비닐봉지 소리였더라..같은걸 보면 얼마나 겁이 많은 남자인지 알수 있다. 유재석이 우리와 다른 것은 본인의 불안과 겁으로 인한 에피소드를 유머러스하게 풀어낼줄 알며, 본인이 스스로 불안을 잘 다루니 남의 불안도 잘 다뤄줄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손님으로 나온 사람들은 유재석을 따를 수 밖에 없다. 또한, 유재석은 성실하다. 높은 자리에 올랐다고 일을 쉬거나 거드름을 피우질 않는다. 불안이나 겁이 많은 사람은 절대 튀는 일탈을 잘 못한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성실하다. 이것은 불안의 좋은 점이기도 하다.



    편안한 요즘과 뭔가 불안해보이는 데뷔때의 유느님



    유재석이 점점 본인의 불안을 잘 다루게 되면서 얼굴 표정이 좋아졌다. 초창기  데뒤때 얼굴은 굳는 경우가 많은데, 요즘 얼굴은 자연스럽고 유연하다. 또한 극과 극은 통한다고 불안에 잘 머물고 불안을 잘 다루면 용기가 있어진다.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들이 강해지는것처럼, 불안속에 일어나는 일들을 잘만 넘어가면 그 경험들이 용기를 선사해준다.


    이제 불안하다면, 피하지 말고 불안해도 시도해보길 바란다. 예전, 무릎팍도사에 박진영이 나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용기가 있어 미국진출을 시도했던 것은 아니고, 불안하고 떨려도 시도해서 용기가 생겼다.”


    이제 불안앞에서 무엇을 선택할지는 당신앞에 달렸다.



    * 본 컬럼은 이음 가족상담센터 (http://cafe.naver.com/interconnect) 와 동시에 연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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