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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격에 따라 사랑하는 방식이 다르다
    에니어그램 컬럼 2013. 4. 21. 16:07

    나에게는 동생 셋이 있다. 모두 나와 성격이 다르다. 이 중 막내는 자폐증 장애를 가지고 있다. 나는 우리 막내랑 추억이 참 많다. 달리기 훈련을 시켜 달리기 대회에 나간적도 있고, 주말마다 자전거를 타거나 한강을 보러간 기억도 있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것도 막내때문이다. 막내와의 특별한 달리기 훈련일지를 인터넷에 연재했다. 그때 처음 나의 글쓰기 실력을 알 수 있었다. 막내는 어찌보면 나에게 은인이다.

     

    이와 달리 나머지 동생 둘은 막내를 나처럼 대하지 않는다. 줄곧 이것이 나에겐 상처였다. 내 방식만이 옳다고 생각했다. 내 방식대로 안하는 동생들이 미웠다. 최근에 가족행사가 있었다. 이때도 동생 둘이 내 방식대로 막내를 대해주길 바랬다. 하지만, 여전히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이것을 다르게 보고 싶었다. 매번 반복되는 똑같은 패턴. 그것을 똑같이 보고 있는 나. 그것이 갈등을 만드는것 같았다.

     

    친구와 이야기해보니 문제는 내 방식만을 고수해온 나였다. 성격이 다른 두 동생은 내 방식을 하기가 무척 힘들었다. 성격이 다르니 내가 쉬운게 그들은 어려울수 있고, 거꾸로 내가 어려운게 그들은 쉬운것도 있다. 찬찬히 생각해보니 동생 둘이 다른 방식으로 막내를 사랑해온것들이 생각났다. 내가 못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또, 내 성격에 속아서 내 성격대로만 하기를 바랬다는걸 알았다.

     

     

     

     

    성격이 다르다는것은 사랑하는 방식도 다르다는 것이다.

     

     

    성격이 다르다는 것은 사랑하는 방식도 다르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보통 자기성격방식대로 사랑받기를 원한다. 부모 자식간에 갈등이 있는 경우도 주고 싶은 사랑과 받고 싶은 사랑이 달라서이다. 서로 자기식이 맞는 사랑이라고 한다. 부모는 최선을 다해 주지만, 자식은 내 방식이 아니니 그 사랑을 못 깨닫는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이 실컷 받아놓고도 “우리 부모님은 나를 사랑하지 않아요.”라는 말이 나온다. 심지어는 부모님께서 내가 하고 싶은걸 막았다고 앙갚음을 하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이 모두 자기식대로 사랑을 받으려는 성격의 작용이다.

     

     

    부끄럽게도 내가 이런 자식이었다. 엄마와 나는 성격이 비슷하다. 그래서, 엄마가 주는 사랑은 이해가 잘 되었지만, 반면 아버지가 주는 사랑은 정말 사랑이 아닌것 같았다. 오히려 나를 구속하고 방해하고 올아매는것 같았다. 아버지를 정말 미워했다. 이것이 연장되어 남자에 대한 두려움까지 있었다. 에니어그램을 배운 후, 깨닫게 된것은 나는 내식대로의 사랑만 바라고 있었다는 것이다. 아버지식대로의 사랑이 분명 있었는데, 내 식이 아니라고 보질 않았던 것이다. 내가 짜장면을 좋아하는데, 아버지가 짬뽕을 주었으니 그건 준게 아니라고 한것과 같다.

     

     

    에니어그램을 공부하다보면 9가지 성격별로 사랑하는 방식이 얼마나 다른지를 알게 된다. 개인적으로 다음과 같이 유형별로 사랑하는 방식을 정리해보았다.

     

     

    1유형 : 나를 개선시켜서 사랑을 준다.

    2유형 : 나를 도와줘서 사랑을 준다.

    3유형 : 나에게 동기의식을 주어서 사랑을 준다.

    4유형 : 나의 감정을 지지, 공감해줘서 사랑을 준다.

    5유형 : 냉철하게 판단하고 분석해줘서 사랑을 준다.

    6유형 : 안전하게 가이드 해주며 성실하면서 사랑을 준다.

    7유형 : 재밌고 즐겁게 해주며 사랑을 준다.

    8유형 : 힘으로 나를 보호하며 사랑을 준다.

    9유형 : 내 말을 수용해주며 사랑을 준다.

     

     

    참고로 나는 4유형이다. 내가 받고 싶은 사랑의 모습은 내 감정을 지지,공감 해주는것이다. 그런데, 나머지 8가지 유형은 내가 받고 싶은대로 사랑해주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그들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것인가? 아니다, 그들은 그들식대로 나를 사랑하고 있다.

     

     

    이것을 깨닫고 나니 내가 얼마나 사람들에게 사랑받는지를 알게 되었다. 1유형 지인이 나를 개선하려고 이것저것 개선점을 지적해주면 잔소리가 아니라 나를 사랑해서라는걸 알게 된다. 6유형 우리 아버지가 내 감정을 지지, 공감해주진 않았지만, 성실하고 충실하게 직장생활해서 나를 공부시킨것이 사랑의 방법이라는걸 알게 되었다. 이걸 깨닫게 되니 마음이 풍요로워졌다.

     

     

    예전에 6유형 친구와 같이 연애를 해보자 결심하고 각각 남자친구를 사귄적이 있었다. 6유형 친구는 남자가 안전하게 가이드해주고 성실할것을 바랬고, 4유형인 나는 남자친구가 내 감정을 지지공감해주길 바랬다. 둘이 서로 바라는게 얼마나 다른지 비교했던 기억이 난다. 6유형 친구는 결혼을 했지만, 나는 못했다. 돌아보면 내 성격이 더 강해서 그랬던것 같다. 즉, 내식대로 해주기에 집착하다보니 상대를 편하게 해주지 못했다는걸 알게 됐다.

     

     

    에니어그램 공부는 어두운 눈을 밝혀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을 보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천국은 풍요로움이 이미 있어 걱정없이 사랑하며 사는 곳이라 하지 않던가?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따먹는 죄를 지어 수치심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죄가 우리의 성격인것이다. 우리는 이미 천국에 살고 있는데, 성격에 가리워져 그 천국을 못보는것 같다.

     

     

    내가 받고 싶은 사랑을 버리고 다양한 방식의 사랑을 깨닫는 순간, 풍요로움이 마음을 채운다. 그 풍요로움으로 나도 남에게 줄 수 있다. 수년간 내 동생의 사랑방식을 몰라본 내가 참 어리석었다는걸 알게 되었다. 동생대로의 사랑을 인식하니 참 우리는 좋은 가족이라는걸 새삼 깨닫게 된다. 이것이 천국의 모습이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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