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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여있는것에 대하여 – 성격과 자유
    에니어그램 컬럼 2016. 9. 14. 01:32



    9월초에 갑자기 런던여행 결정이 내려졌다. 수년간 영어회화를 공부해온지라 영어권나라를 여행하고 싶다는 꿈이 미국에 이어 이루어진것이다. 어찌나 설레고, 흥분되고, 기대되던지 잠이 잘 안오고 살이 쏙 빠졌다.

     

    영국에 살고 있는 친구를 통해 여러 관광정보를 얻었다. 런던하면 뮤지컬관람을 꼽을수 있다며 예약을 추천한다. 평소 보고 싶었던 라이언킹을 골랐다. 이 공연팀이 호주공연을 다녀온후 비행기 안에서 부르는 “circle of life” 영상을 보고는 홀딱 반하고 말았다. 에니메이션 라이온킹 첫장면에 등장하는 노래만 듣고 바로 엘튼존과 아프리카 싱어들의 팬이 되었던 나이다. 어찌나 소리가 입체감있게 다가오던지 아카펠라의 위력을 바로 느낄수 있었다.

     




    어쨌든, 진정하고 나는 라이온킹 예매 사이트(www.thelionking.co.uk) 앞에 앉았다.온통 영어투성에 아는 단어도 처음 보는 사용법으로 쓰이기도 해서 좌충우돌이 있었지만 차근차근 잘해서 마지막 카드결제 상황까지 왔다. ( collect수령하다라는 뜻이 있다는걸 이 페이지에서 처음 알았다.) 표값은 어찌나 비싼지 그런데 발코니석 딱하나 남은 오렌지 좌석이 42.2파운드밖에 안하는 것이다. 다른 좌석은 70, 90, 100까지 넘어가는게 있는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발코니석에 가격까지 착하다니. 손에 갑자기 땀이 쥐어왔다.

     

    엄마가 옆에서 뭘하냐고 물어보셨다. 라이온킹 예매한다고 하니 궁금하신지 꼬치꼬치 묻기 시작하신다. 갑자기 엄마의 질문이 귀찮기 시작했다. 카드정보를 넣고 마지막 순간, 두둥- 카드 결제 실패 메시지가 뜬다. 자세히 읽어보니 내가 선택한 좌석은 holding되어 있으니 영국에 있는 help desk에 전화해서 알아보란다. 그런데, 내 뒷머리는 곤두서고 엄청 긴장된다. 엄마의 질문에 화가 나기까지 한다.

     

    허겁지겁 영국에 있는 친구에게 연락해본다. 연결이 안된다. 큰맘먹고 실패메세지에 뜬 영국전화번호로 skype를 넣어본다. - 신호가 가다가 받는데 ARS소리다. 이 번호는 유효하지 않으니 어디에 전화하라 하는데 몇번 전화를 걸어도 그걸 못알아듣겠다. 멘붕에 스트레스 만발!

     

    같이 가는 동행에게 사정설명을 하고 부탁했다. 동행은 영어에 아주 뛰어난 사람이다. 나대신 전화해보고 온 응답. 안내 전화번호1이 안되니 번호2로 해보니 (에러메세지에 전화번호가 2개였다.) 카드결제가 안되면 차근차근 카드번호를 다시보라는 ARS만 나온다는 것이다.

     

    동행의 설명을 듣고 고맙다 하고 정신이 돌아왔다. 내가 왜 이렇게 긴장하고 스트레스 만땅 받은거지? 뮤지컬 공연 예매하나 하는것에 멘붕이 온거지? 엄마 질문에 짜증이 나고 긴장이 된거지?

     

    한참 내상태를 돌아보니 발코니석 42파운드 좌석은 1개밖에 없다에 매여있던거다. 그러니 다른 사람이 채가기전에 빨리 이걸 처리해야한다. , 이 좌석이 빼앗길까봐 안달이 났던거다.

     

    이걸 에니어그램 용어로 [박탈감]이라고 한다빼앗길까봐의 불안이 박탈감이다. 어린시절 무의식에 누적되어 있던  박탈감이 현실세계에 살면서 자기도 모르게 올라왔다. 나는 어린시절 형제들이 많아 바로 지금 먹을것이나 좋은것을 취하지 않으면 빼앗기기 일쑤였다. 빼앗기면 다시 찾기 힘들었다. , 무의식은 그 불안감을 기억하고 있다 비슷한 상황이 되자 올라온 것이다.

     

    좌석을 못구하면 좀더 비싼 자리를 사거나 그것도 안되면 다른 공연을 보면 되는데 라이온킹 토요일 42파운드 발코니석에만 꽂혀 그것에 매여 있었던 것이다. 나의 시야는 좁아지고, 불안해졌으며 스트레스까지 받게 되었다. 즐기자고 보기로한 뮤지컬인데.

     

    이처럼 성격은 무의식에 있는 불안, 수치심, 분노 등으로 무언가에 순식간에 사로 잡히는것이다. 사로잡히면 시야는 좁아지고,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 타협이 안되며, 분리되어 외로워진다. 에니어그램을 배우기전까지는 구체적으로 내가 어떤것에 사로잡히는지 잘 모른다. 잘 모르기때문에 우리는 성격에 끌려다닌다. 여기에서 자유로워지려면 그것의 실체가 무엇인지 인식해야한다.

     

    각 유형별 주로 사로잡히는 것

    1유형 : 나는 완전하고 결함이 없어야해

    2유형 : 나는 남을 도와 사랑받아야해

    3유형 : 나는 성공하고 성취해야해

    4유형 : 나는 남들과 달라서 내 존재를 인정받아야해

    5유형 : 나는 많이 알아야해

    6유형 : 나는 안전해야해

    7유형 : 나는 고통과 박탈감을 피해서 즐거워야해

    8유형 : 나는 지배받지않고 통제해야해

    9유형 : 나는 갈등하지 말아야해


    * 에니어그램 9가지 유형의 에너지를 우리는 골고루 가지고 있다. 단, 제일 많은 에너지를 기본유형이라 부른다. 

     

    나를 사로잡는 무의식의 목소리에 눈을 뜨지 않으면 특정 상황이 되면 나는 번번히 성격의 노예가 된다. 어떤 한계를 가지고 문제를 보게 되며, 이게 심해지면 문제앞에 좌절하기 쉽다.

     

    성격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은 단기간내에 되지는 않는다. 내 어린시절 상처와 무의식을 점검해서 실체를 바로 알아야 하고, 일상에서 내가 하는 행동속에 성격을 쓰는 모습을 인식해야한다. 특정한 사건사고가 그 좋은 예일수 있다. 내가 무언가 스트레스 받고 남과 갈등이 있었다면 내 성격이 어떻게 작용했는지 원리를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순간이다. 물론 이 과정은 혼자 하기는 쉽지않다. 본질을 믿어주고 객관적으로 성격을 바라보고 분석할수 있는 선생님이 필요하다.

     

    성격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 평생 성격과 멀어지는 것은 아니다. 성격은 일상속에서 나와 함께 존재한다. , 조금 가벼워지는 것이다.

     

    결국 나중에 정신이 돌아와 한국 블로그 여행사에 찾아보니 이미 많은 한국인들이 나처럼 카드결제단계에서 안되서 멘붕이 되었다고 한다. 영국에 전화를 걸어 영국아가씨와 전화한 경우도 있고. 나 같은 사람이 많구나 하니 왠지 안정이 되었다. 한번 카드결제에 실패하면 그 좌석이 24시간동안 홀딩된다는 정보도 얻었다. 24시간 후에 다른 카드로 그 좌석 예매를 시도해보면 된다. 카드가 해외결제가 되는지 미리 확인해봐야겠지. 이렇게 차근히 찾아보면 될걸. 박탈감 때문에 혼동스러웠던 한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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