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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 많다를 알게 해준 정리수납
    버킷리스트 실행보고 2020. 8. 20. 05:43

    정리와 거리가 먼 삶을 살았다. 요즘 교육센터에서 정리수납을 가르쳐준다는걸 알게 되었다. 습관은 안되더라도 이벤트처럼 한번 내 공간을 정리 잘 할수 있으면 해서 신청했다. 

    사실 토요일 오전 9시반이란 시간은 직장인에겐 움직이지 않고 싶은 시간이다. 토요일마다 일어나는게 고역이지 않을까라는 걱정도 들었다. 막상 시작하니 회사 갈때보다 한시간 더 잘 수 있고, 새로운 일을 한다는게 기분 전환 되었다.

    정리수납2급 과정에서 자격증을 따려면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야한다. 5번 총 20시간의 강의를 듣고, 부엌, 냉장고, 옷장을 정리해 비포, 애프터 사진을 올린다. 필기 시험을 본다. 강의는 신선했다. 요즘 나오는 수납도구를 알수 있었다. 세상은 변한다고, 집안일에도 변화가 많구나를 깨닫게 해주었다.

    정리의 첫단계는 버리기, 정리할 장에 있는 모든 물건을 보자기를 깔고 그 위에 모두 꺼낸다. 그 중 버릴 물건을 선별한다. 사용하지 않거나, 이제는 필요 없거나, 다음에 기회되면 쓰려고 모아둔것은 안 쓴다면 버린다.

    "다음은 없다."

    "과거에 가치가 많았어도, 현재 사용하지 않으면 공간 차지하는 비용이 든다."

    라는 명확한 가치관으로 물건을 버린다. 버리기가 처음이 어렵지만, 한번 시작하면 오히려 홀가분해진다. 요즘에 수거를 도맡아 하는 앱도 생겼더라.

    그 다음은 용도별로 분류하고, 물건이 있을 자리를 정해주기. 이것을 시스템 만들기라 한다.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시간과 노력이 걸리지만, 그 다음부터 항상 물건자리에 돌아가게 유지해준다.

    내가 살고 있는 원룸은 살림이 그다지 많지 않아, 수납도구 몇개 사서 정리했다. 고레벨 도전을 위해 엄마의 부엌으로 갔다. 먼저 물건 꺼내고 버리기. 희안하게 자주 쓰는 물건은 오래돼고 낡은것이며, 다른 수납장에 예쁜 그릇이 숨겨져 있었다. 핑거존(손이 잘 닿는 곳)에 매일 써야하는 물건이 있어야하는데, 잘 쓰지도 않은 컵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모두 꺼내서 매일 쓰고, 상태 좋은것만 추리고 다 버리자고 했다. 

    "지난 1년동안 쓰지 않은것은 버리자."

    엄마는 눈이 조금 동그래졌지만, 이내 그러라고 하셨다. 배운대로 잘 쓰는것과 필요한것만 추려 수납도구를 이용해 배열해주니 부엌이 훤해지고 빛이 들어오는것 같았다. 엄마는 그간 모아두었던 우유병을 세척해 말려 양념통도 통일화 했다.

    매일 쓰는 국그릇, 밥그릇, 접시를 수납도구 사서 핑거존에 배열하다. 2층은 손이 안까지 안 닿아 바구니에 물건을 담아 라벨을 붙이다. 바구니만 꺼내면 물건 꺼내기 쉬워진다.
    우유곽을 ㄱ모양으로 잘라 공간을 구분해주다. 물건이 다양해 칸 모양도 다양하다. 

     

    하부장에 선반을 단 씽크인 선반을 처음 배우다. 밖에 두었던 채반도 쏙 들어가고, 늘어놓았던 병들도 쇼핑백 접어 여러개를 수납했다. 컵은 왼쪽으로 갈수록 큰 사이즈로, 한 줄에는 같은 크기로 꺼내기 쉽게 배열.
    봉다리에 담아 둥글게 뭉쳐 보관하던 가루들을 선반전용 통에 담아두다. 가루종류가 많고, 부침가루 2개, 감자전분 3개 등 겹치는 것도 많았다. 

     

    냉장고는 대공사였다. 냉장고 뒤에 검은 먼지까지 닦아 내고, 물건을 모두 꺼내 봉다리 담아둔 가루를 통으로 옮겨 담았다. 가루외 목이버섯, 삶은콩과 팥 등은 지퍼백에 담아 수평으로 평평하게 한 후 얼려서 책처럼 세워 수납했다. 

    숙제를 위해 한 작업이었지만, 진가는 그 이후에 나타났다. 부엌의 물건들이 정리되고, 어디에 있는지 위치가 파악되니 요리를 하기 아주 편리해졌다. 설겆이통에 담궈두고 나중에 하던 습관도 사라졌다. 그릇을 씻은 후 바로 어디에 보관할지 아니 머리가 상쾌해졌다. 엄마도 행복의 글을 당신 SNS에 올리셨다.

    <주방 정리 후>

    몆일전  딸애가   집안정리하기 수업 을 한다고  하여습니다.
    배운대로 자기 집을 정리  했더니  마음이  정리된것 갇아   기분이  가뿐 하다고 .
    주말에 엄마집도  도와 주겠다는  소식 .

    마음이   산란하고 어지러울 때엔 바늘쌈을 정리하라는  , .
    그만큼  실 생활  환경이  미치는 는 영 양이 크다는 것이겠지요.

    예전   울 아버지는  수산업 가 였지요.
    아버지  말씀은   애야~
    도량이  청정하면  청용이  집안에 안주한단다  하시며  이른  새벽이면  늘   집안 곳곳을   청결 하게 하시던  생각이  납니다.
    회사를 휴가내어  도움준  우리딸.
    엄마 . 1년이상   쓰지 않은 것은 가감히   버려야 해.한다.
    이것도 쓸모 있을것  갇고  저것도  쓸모  있을것  갇이  미련  남아  망설이면  가감히  분리수거   봉투에  던져 진다.
    이렇게  하루내 내  하는 작업중에  여기있어네  하기도 하고 .

    주방이  내장고가  정리정돈.   한눈에 볼수  있는  있는  깔끔함.
    예전  아끼던  그릇들도  이젠  필요성 을 느끼지 못 하니  
    널 널 하게  비어진  정리함.

    기분이 좋아진  우리집  부엌.
    요리가  하고 싶어진   부엌 분위기.

    버리기는  대단히  중요한    분위기 전환  . 마음을  업그레더시키는  최고 발상입니다.

    예쁜 쓰레기들이  말끔히   분리수거되에  대문밖으로  이별 을  고하고.
    수거해 가시는  구청수거팀 분들께 
    감사 함을 전했 습니다.

    후덥지근한   습도 가득한 열대아.
    불 쾌지수가  높은 나날 입니다.

    이렇게 한바탕  일한후의 휴식.

    냉장실  구석구석  차지 했던   팥들.
    찹쌀가루도  .
    팥 쌇아    단팥죽  만들어 먹는 즐거움 도    있었 습니다.

     

    그 후, 정리수납이나 미니멀리스트에 대한 자료를 좀 더 찾아봤다. 소비를 부추기는 자본주의 사회에 사는 우리들은 공간보다 130%-150% 물건을 가지고 있다 한다. 어딜 가건 무언가를 파는 세상이라 사는게 미덕같아 무언가를 사오지만, 정작 그 물건을 제대로 쓰는가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고, 결핍만 습관적으로 느꼈다.

    정리를 하며 가지고 있는 물건을 파악하고 버리니 오히려 채워지는게 느껴졌다. "이미 많다"는것을 몸소 알게 해준다. 더 많지 않아도, 더 가지려하지 않아도 이미 필요한것은 다 있다. 집에서 머무는 시간도 편하게 느껴진다. 

    어느 프로 미니멀리스트는 화장품도 몇가지를 남편과 공유하고, 4계절 옷이 한쪽 헹거에 모두 모아진다. 그런 장면들을 보고 나니 항상 많이 가진자를 동경했던 마음이 서서히 바뀌어간다. 가진것을 보지 않고, 없다는 것에 익숙했었다. 내 또래들보다 적게 가진것 같아 미래가 불안했던 마음도 옅어져 갔다. 

    가진 물건에 충분히 만족하는 마음은 가끔씩 물건을 정리하며 얻어진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불필요한 물건이나 마음을 떠나보내는 정리수납. 이 나이에 중요한 한 터닝 포인트를 얻게 되어 기쁘다. 

    무언가를 가진게 중요한게 아니라, 가진것을 인식하고 만족하는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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