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
    지혜의 책 2015. 9. 9. 22:33

     


    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

    저자
    카트린 지타 지음
    출판사
    걷는나무 | 2015-07-30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서른일곱에 인생 최대의 슬럼프에 빠졌던 한 여자가 처음으로 혼자...
    가격비교

     

     

    어느 순간, 패키지 여행이 싫어졌다.

     

    여행을 다니다보면 특정지역이 마음에 든다. 더 머물고 싶은데, 패키지는 자꾸 다른데를 가자고 한다. 여행을 하다보면 별로 먹고 싶지도 않은데 기어코 식당에 들어가 한끼를 먹는다. 난 많은 곳을 다니고 싶지도 않았고, 그렇게 많이 먹고 싶지도 않았다. 그냥 먼 곳을 떠나 그곳에서 여유있게 쉬고 싶었다.

     

    패키지 여행을 다니며 이런 나의 바램이 채워지지 않는다는걸 알게되었다. 수년간 영어회화를 하고, 한국을 찾은 외국친구들을 만나며 내가 영어를 쓰거나 외국친구를 만나는데 흥미를 느끼는걸 알게되었다. 혼자 가고 싶은델 가도 되겠는걸..그렇게 작정하고 떠난게 2014년 10월 미국여행이었다.

     

    처음에는 공항에서 혼자 비행기 타는게 무서웠다. 혹시 잘못된 일이 일어나는게 아닌가? 길을 잃지는 않는가? 정작 내가 쓰는 영어가 통하지 않는건 아닌가? 별의별 걱정이 나를 덜덜 떨게 만들었다. 왠걸 하루가 지나니 걱정했던 일은 하나도 일어나지 않고 새로운 경험들로만 시간이 채워졌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정말 행복하고 즐거웠다. 패키지 여행에서 못 찾았던 재미들이 이렇게 많다니...!

     

    다녀와선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우물쭈물 눈치보고 내가 원하는걸 말 못하던 내가 원하는게 뭔지 금방 알고, 말을 안하면 가슴이 답답해지기까지 했다. 여행한번 혼자 다녀왔다고 이런일이 벌어지다니...! 물론 한번의 여행이 나의 모든걸 바꿔놓은것은 아니지만, 일종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이 책의 저자도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독일의 철학자 아르투르 쇼펜하우어는 이를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것과 자신이 할수 있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자신의 특성을 발휘할수가 있고, 그래야만 무엇이 올바른 것을 이행할 수가 있다." 쇼펜하우어 역시 인간이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 자신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랜 옛날부터 순례 여행은 '자신에게로 돌아오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순례 여행은 개개인을 성장하게 만들고, 자기 자신 및 타인과 좋은 관계를 맺도록 돕고, 영혼의 상처를 치유해 주기도 했다.

     

    이책의 저자는 심리코칭가이다. 본인이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고, 직업을 바꾸는 등 끊임없이 내가 누군인가와 치유를 위해 노력해온 사람이다. 이 저자는 혼자서 여행할때 우리는 자신을 알게 되고, 치유하게 된다고 한다.

     

    외롭고 막막한 삶을 유쾌하게 바꾸는 여행의 지혜

     

    감정의 근원 : 당신은 자기 감정의 근원지를 알고 있는가? 슬픔, 기쁨, 환희, 분노, 좌절의 감정들을 유발하는 '감정의 근원'말이다. 이를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당신 자신뿐이다. 이를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을 찾는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혼자만의 여행을 떠나 자기 자신과 시간을 가지면 자신이 무엇 때문에 슬퍼지고, 무엇 때문에 기뻐지는지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상처의 치유 : 자신과 함께 여행하는 알이 하루하루 지나갈수록 당신은 스스로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자신이 어떤 생각을 하고 행동하는지 더 깊이 알아 갈수록, 스스로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도 더 잘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자신 내면에 있던 상처가 '아무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해법지향적인 사고 : 자신과의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화를 내거나 불평하는 횟수가 예전보다 훨씬 줄어들 것이다. 여행을 하면서 화를 내거나 불형을 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없고 부질없는 일인지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혼자 여행할 때는 짜증을 내도 아무 소용이 없고, 불평을 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가 해법을 찾아내야만 한다. 우리가 혼자 여행을 하는 동안 '해법지향적인 사고'를 끊임없이 훈련할 수 있는 이유다.

     

    정리의 시간 : 여행 기간 동안 당신은 자신이 짊어진 불필요한 짐에 대해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가운데 어떤 짐을 계속 짊어지고 갈 것인지, 어떤 짐을 던져 버릴것인지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불필요한 짐은 더 이상 필요 없게 된 배낭처럼 과감하게 던져 버리고, 정돈된 삶을 살도록 하라!

     

     

    일상을 규칙적으로 살다보면 좋은 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 규칙에 따라가다보면 나를 놓칠수 있다. 내가 원하는것보다 규칙의 흐름대로 가고 있는 나를 본다. 또한, 내 안에 쌓이는 수많은 감정들이 있다. 이것이 정리되지 않으면 뒤죽박죽된 상태대로 복잡해진다.

     

    여행에선 일상의 규칙도 없다. 출장이나 볼일이 있어서 간 여행이 아니라면 말이다. 내가 일정을 꾸리고 내 속도대로 가는 여행에서는 내가 흐름을 정리하고 내가 모든것을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일상에서 만나지 못했던 감정을 만난다. 또한, 여행자는 단순하다. 집에 있는 모든것을 가져가지 못한다. 최소한의 짐으로 이동해야한다. 여행자용 물건은 콤팩트하고 단순하다. 이런 단순한 짐에서 우리는 많이 없어도 살수 있다는걸 배우게 된다.

     

    일전에 보던 TED 강의에서 현대인들이 가지고 있는 짐이 많아져서 점점 더 큰 집이 필요하고, 창고도 더 크게 든다고 한다. 사실 물건을 단순하게만 가질수 있고, 꼭 필요할때만 쓸수 있다면 좀더 가볍고 단순하게 살수 있을것이다. 이런 지혜를 여행에서 배울수 있다.

     

    내가 여행에서 제일 얻고 싶은것은 상처의 치유이다. 일상에서 보지 못하는 아름다운 것들을 보고 싶다. 원래 내 마음은 아름답고 순수하다고 하는데, 그 것을 둘러싼 어둠과 상처를 여행길이 모두 버리고 싶다.

     

    나는 행복해지기 위해 산다. 일상도 행복해지기 위해. 그 행복이 나를 믿고 떠나는 혼자만의 여행속에 있다면 다시 한번 용기를 내서 떠나보고 싶다. 세상은 넓고 아름다움이 있고 좋은 사람도 있다. 내 일상에만 나를 가두지 않으면 말이다.

     

    내가 여행을 하면서 '한 사람을 위한 만찬'이 주는 힘을 생각했을 때는 핀란드에서 갑작스럽게 작은 사고를 당했을때다. 헬싱키에 있는 한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나오다가 캄캄한 영화관 계단에서 발을 헛딛는 바람에 오른쪽 발을 접질린 것이다..

     

    이럴때 내가 쓰는 방법은 고생한 나에게 선물을 주는 것이다. 그때는 그럴듯한 레스토랑에 가서 내가 먹고 싶은 음식과 와인을 시켜서 거나하게 한 끼 식사를 해결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기분이 한결 좋아졌고, 친절한 웨이터와 따뜻한 레스토랑의 분위기가 기운을 한껏 북돋아 주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혼자 여행을 하다보면 스스로를 소홀히 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혼자 있으니까 대충 식사를 때워야지, 혼자 있으니까 그냥 이 정도 불편을 감수해야지, 혼자 있으니까 비싼 공연을 보지 말아야지..그러나 우리는 스스로를 대접하기 위해, 사랑받을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홀로 여행을 떠나온 것이다. 절대 어느 순간에도 단지 '혼자'라는 이유만으로 스스로를 대접하는걸 주저하지 마라.

     

     

    우리나라는 혼자 밥먹는 사람을 불쌍하게 보는 경향이 있다. 나도 대학교때 혼자 밥먹는게 정말 힘들었다. 친구를 이리저리 찾아도 봤지만, 방학 등에는 정말 혼자여야했다. 하지만, 살다보면 혼자서 밥을 먹을수도 있고 혼자서 여행을 갈때도 있다. 혼자라서 불쌍하거다 가치가 덜한건 아니다. 혼자이기때문에 새로운 사람을 만날수도 있다. 혼자이기때문에 나한테 몰입할수도 있다. 이 혼자만의 시간을 귀하게 여기는 방법으로 저자는 혼자만의 만찬을 권한다. 사실 이건 내가 해본 수준은 아니다. 나혼자 놀기레벨에서 제일 높은 순서가 혼자서 패밀리 레스토랑 가는거라하더라. 이때까지 혼자 밥먹으러 가면 간단하게 분식을 먹던가 했지, 커플과 가족들이 와서 왁짜지컬한 레스토랑에서 유유히 식사해본적은 없다.

     

    하지만, 나혼자만의 만찬을 즐길수 있다는것은 나에게 확실히 집중할수도 있고, 나의 가치를 흔들리지 않고 지킬수 있는 좋은 훈련이 될것 같다. 굳이 여행을 떠나지 않더라도 평소에라도 혼자만의 만찬을 즐기는 연습을 해야겠다.

     

    나에게는 아직 치유할것과 나를 더 돌볼만한 것들이 남아 있다. 그것으로 무엇을 할까 궁리하다 여행에서 힌트를 얻기위해 읽은 책이다. 고맙다. 내 생각 지지해주고 좋은 지혜 나누어준 이 책.

Designed by Tistory.